여정(旅情)

뉴욕의 늦여름 10일간의 작별/미 동부 및 캐나다 동부 기행보고서 11

청솔고개 2020. 8. 21. 15:40

뉴욕의 늦여름 10일간의 작별/미 동부 및 캐나다 동부 기행보고서 11

 

                                                                청솔고개

 

   2003. 8. 23. 금. [아홉째 날]

   날짜 변경선을 통과함으로써 일정상 갈 때 하루 득 본 것을 그대로 반납하게 되었다. 순식간에 득 본 것은 잊어버리고 하루를 도둑맞은 것만 아깝게 여겨진다.

   세상은 공평하고 공짜는 절대 없다는 진리를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기내에서 보이는 하늘은 그대로 ‘맑음’이었다. 빛과 어둠, 하늘빛이 어우러진 구름은 찬연(燦然)한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었다.

 

   2003. 8. 24. 토. [열째 날]

   뉴욕, 오대 호, 앵커리지, 북태평양 베링 해, 일본 열도, 한국 영해, 강릉, 원주, 수원과 서울 사이, 인천 공항 순으로 기내 모니터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 맑은 바깥 날씨를 유지한다. 드디어 24킬로미터 남았다. 강릉 상공에서부터 짙은 비구름이었는데 이제 그 위로 날고 있다가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 활주로 위를 두세 번 선회하다가 가까스로 착륙하는 것 같았다. 내심 불안한 기분은 떨칠 수 없었다. 모두들 숨죽이고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연착륙(軟着陸)이다.

 

   한국의 인천 공항 도착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

   10일간의 여정은 끝나고 조국 대한민국에 귀환하였다. 상공의 짙은 구름은 가랑비가 되어 지상에 내리고 있었다. 드디어 한반도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도착하였다.

 

   나는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해 본다.

   나의 이번 ‘신 서유견문’의 목적으로 당초에 공언한 바 있는 ‘이제부터 미국의 정체성, 양면성, 이중성 및 세계전략을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나의 모든 감각, 사고 기관을 동원하고 촉수(觸手)처럼 동물적인 감각을 집중해야 한다. 아메리카 물질문명의 허와 실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히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는 다소 거창한 듯이 보이면서도 당연한 듯한 사실을 얼마나 해결하였는지는 당장은 알 수 없을 것 같다. 아마 많이 미흡할 것 같지만 이 문제는 우리 모두들이 우리 모두를 위해 앞으로 두고두고 탐색하고 고민하면서 보완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위의 보고서 1~11은 2004. 5. 22. 1차 정리한 것을 다시 마무리해서 올렸음]

                                                                          2020.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