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旅情)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길 따라’ 제8일(롬바르디아평원, 볼로냐, 피렌체, 단테의 생가, 두오모 광장, 산타크로체 교회, 미켈란젤로 언덕)

청솔고개 2020. 12. 7. 04:03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길 따라’ 제8일(롬바르디아평원, 볼로냐, 피렌체, 단테의 생가, 두오모 광장, 산타크로체 교회, 미켈란젤로 언덕)

                                                                           청솔고개

   오늘은 드디어 로마까지 간다. 07:00에 서둘러 식사를 하고 07:40에 호텔 ALEXANDER를 출발하였다. 비에 젖은 롬바르디아평원을 가로질러 로마로 간다. 도중에도 가이드의 이탈리아 학 강의는 계속된다. 다음부터는 가이드의 해설을 요약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복 받은 나라. 4,5월에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오렌지(현지어로는 ‘아란체’)도 검붉은 색, 노란색 등 다양하다. 포도. 사과. 체리, 올리브 등 농산물이 풍부하며, 식사 때 야채에 올리브기름을 버물려서 먹는 식습관이 일반적이다. 스파게티도 올리브기름 없이는 그 맛을 내지 못한다고. 올리브 나무는 심은 지 7~10년 후 수확한다. 시칠리아의 오렌지 향은 10m 멀리까지 퍼진다. 또 하나, 매년 5월에는 체리축제가 유명하다. 한국과 닮은 점도 많다. 한국의 고속도로는 산악지형이 많은 이탈리아 고속도로를 모델로 했다나. 로마에서 나폴리를 통하는 최초의 고속도로는 독재 통치가 뭇소리니 시대에 ‘태양의 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개통되었다고.

   *아래 [   ]안 내용이 괴테의 기록이다.

   [10월 18일 볼로냐, 라파엘로는 다른 사람들이 희망사항으로나 품고 있는 일들을 항상 해냈다. 나는 그렇게 불쌍한 바보 같은 예술가를 생각하면 끝없이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에 비해 내가 자기관리를 조금 더 잘한다는 것만 다를 뿐. 그의 운명과 나의 운명은 근본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10월 19일, 예술이란 삶과 같은 것이다. 즉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점점 더 넓어지는 것이다. 예술이라는 하늘에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새로운 별들이 계속 나타나서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볼로냐를 거쳐 험준한 이탈리아 반도의 등 줄기격인 험준한 아펜니노 산맥을 넘어 버스는 힘겹게 달린다. 창밖으로 파란 보리밭이 보인다. 왠지 정겹다. 볼로냐는 이탈리아 중부·남부·북부 간의 대부분 교통이 반드시 통과하게 되어 있어 매우 중요한 도로·철도의 중심지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곳은 주로 주변의 비옥한 평야에 기반을 둔 농업에 의존했다. 지금도 중요한 농산물 시장이자 식품가공 중심지이면서 한편으로는 중요한 공업요지로 발전해왔다. 지중해성 기후라서 겨울이지만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안개를 뿜어낸다. 원근 산록의 파릇파릇한 채소, 각종 푸성귀와 시들어가는 늦가을 잎들이, 낯설지 않고 포근한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생명이 숨 쉬는 대지에 대한 나의 믿음 때문인가. 군데군데 붉은 벽돌로 지은 농촌 마을이 운무(雲霧) 사이로 희미한 영상으로 다가온다. 아! 이 달콤할 정도로 우울한 여정이여! 아펜니노 산악 지대는 내 생애에 정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중간에 피렌체에 들렀다. 13:00. 피렌체에서 점심을 먹고, 단테의 생가, 두오모 광장, 산타크로체 교회, 미켈란젤로 언덕을 돌아보았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자치주의 주도이며 인구는 35만 1,600명(2003년 통계)정도. 영어로는 플로렌스(Florence)라고 한다. 로마의 북서쪽 약 230㎞, 아펜니노산맥 기슭, 아르노 강 연변에 위치하고 있다. 기후는 비교적 온화한 편이라고 한다. 1865∼1870년까지 통일 이탈리아왕국의 수도였었다. 여기의 그 유명한 피렌체 성당이 완성되는 데에는 물경 140년이 소요되었다고.

   빨간 지붕들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이 고도(古都)는 세기의 천재 조각가 미켈란젤로의 고향이다. 3년여 만에 볼품없는 대리석을 세기의 걸작 다비드 상으로 완성시킨 미켈란젤로는 제작 초기 한 소녀가 "왜 그렇게 돌을 두드리지요?"라고 묻자 "저 바위는 그냥 돌덩어리가 아니란다. 저 바위 안에는 천사가 들어 있어. 지금 잠자는 천사를 깨우는 중이야"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미켈란젤로가 1504년 조각한 4.27m 높이의 다비드상은 애초 피렌체 독립의 상징으로 피아자 델라 시뇨리아에 있다가, 135년 전 두오모 대성당 바로 옆의 아카데미아 갤러리로 옮겨졌다고 했다. 여기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 시가도 가을비에 젖고 있다. 고즈넉하게 저물어간다. 계속되는 비에 우산을 쓰고 단테 생가를 찾았다. 고색 찬연한 벽돌이 늘어선 골목길 사이로 남색 휘장이 쳐진 이곳이 바로 세계적인 문호 단테가 살았던 곳이다. 단테의 생가는 1,900년을 전후하여 재건한 것이다. 현재 내부에는 단테가 사용하던 물건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멀리 골목 옆으로 신곡(神曲) 속에 베아트리체가 망사너울을 쓰고 이리로 달음질쳐 오는 환영(幻影)이라도 기대하는가. 나의 영원(永遠)의 여인(女人)은, 구원(久遠)의 여인(女人)상은 어디에?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며 서(西)유럽 문학의 거장인 알리기에리 단테(Alighieri Dante)는 126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나 1321년 이탈리아 라벤나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불멸의 서사시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은 이 위대한 중세문학작품으로 인간의 속세 및 영원한 운명을 심오한 그리스도교적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신곡(神曲)’의 베아트리체는 그가 창조한 구원(久遠)라는 여성상(女性像)이다. 나도 아직 이러한 베아트리체나 그레트 헨 같은 영원의 여성을 찾아 헤매는 영혼의 소유자인가. 그레트 헨은 독일의 천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시극 ‘파우스트’에 나오는 여주인공.

   현재 시청으로 사용되고 있는 베키오 궁전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의 넵튠분수는 물의 요정에 둘러싸인 바다의 신 넵튠을 조각한 것이다. 키가 5m나 되는 모조 다비드 상, 점볼로냐의 샤빈 여인의 강간 상, 헤라클래스와 코카스 상 등 이 도시, 이 거리 전체는 안팎으로 이루 다 꼽을 수 없는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품의 박물관 그 자체. 이탈리아반도의 등뼈 아펜니노 산맥을 타고 내려오는 긴 여정에 지칠까봐 가이드는 이탈리아의 일상에 대한 시시콜콜한 많은 얘기를 해준다. 다음 사항은 가이드의 안내를 메모한 후 요약한 것이다.

   중세의 암흑기를 밝게 한 13세기의 르네상스도 여기 피렌체에서 태동하였다. ‘르네상스’의 이탈리아 말은 ‘리나시타’로 ‘다시 탄생하다’라는 뜻이다. 피렌체는 가죽옷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가죽의 방수처리 기술은 피렌체의 토스카나인의 독보적인 기술, 즉 산 채로 항문에 바람을 넣어 가죽을 벗기는 손재주. 이것 말고도 이곳 피렌체의 몇 가지 지역적 특색은 다음 서너 가지 정도. 우선 이 지역은 우리나라로 치면 양반 곳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이 그 특색. 예전엔 밀라노, 베니스, 토스카나(피렌체)공화국으로 삼분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이자놀이로 돈을 잘 버는 금융 기법이 일찍이 발전해 왔으며 피렌체 송아지고기 맛 기행도 빠질 수가 없다고. 이탈리아사람들의 습 속 중 많이 다른 것은 며느리가 시아버지 앞에서도 흡연 오케이. 손님이 식당에서도 마음 놓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도 괜찮다고. 집시 촌들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낡은 버스를 집을 삼아 이동하면서 닭이나 짐승을 키우고 있었다.

   로마에서는 집시를 경계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집시들은 4인 1개조로 활동하며 64번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특히 그 버스 안에서 조심해야 소매치기 같은 봉변을 당하지 않는다. 집시들이 원래 일상적으로 하는 일은 주로 춤추기, 점치기, 꽃 팔기 등이다. 초기 이탈리아 분열 시기에는 박물장수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이권을 챙기기도 했었다고. 집시의 조상은 원래 아르메니아인이었는데 이탈리아가 통일되자 생계유지를 위해 하는 수 없이 소매치기로 전락하여 지금처럼 번거로운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고. 집시들이 사는 곳을 몇 군데 스쳐가며 보았는데, 몹시 지저분해 보였다. 여기서부터는 공장이나 창고 같은 건물들도 자주 눈에 띤다. 여전히 흐리고 황량한 모습. 이탈리아의 대중가요가 우수에 젖은 감성을 띠는 것도 이러한 환경과 기후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반도의 로마, 피렌체, 밀라노 등 각지에는 온천 지역이다. 분포된 온천에서 천연 약수, 천연탄산수 등이 산출된다.

   16:37에 피렌체를 떠나 로마로 향했다. 모두들 긴 여정에 지쳐 잠이 들고 버스는 물안개 젖은 로마 가는 길을 질주한다. 이탈리아 중부의 농촌 마을들도 비에 젖고 어둠에 젖는다. 때때로 후드득하며 내리 때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면서 입김 젖은 차창을 닦아 본다. 버스는 롬바르디아, 토스카나, 라찌오, 캄피니아루 지역을 통과하여 남으로 로마를 향한다. 이탈리아 농업의 경작 조건이나 기후는 우리하고 많이 다르다.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연례행사처럼 엄습하는 장마, 태풍, 가뭄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다. 이탈리아의 1년 관광 수입은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맞먹는다. 그들은 예술적 재능을 상품화해서 파는 재주가 무궁무진하다. 그 한 예로 소라에다가 조각해서 만든 카메오라는 보석은 단순한 보석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 보석은 금, 은, 루비, 사파이어 다음으로 유명하다나. 이탈리아의 쇼핑은 반드시 사전에 치밀한 분석과 연구가 필수적이다. 관광지에서 물건은 절대 만져서는 안 된다. 미리 그 나라의 관습을 알아놓아야 실수 없이 쇼핑을 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선과 악이 극과 극으로 공존하는 나라다. 세계 공통으로 만연되어 있는 마피아의 별명은 ‘고등어’라고 통한다. 현재 이탈리아 정부도 이 ‘고등어’와의 전쟁에 한계를 느낀다. ‘고등어’를 체포할 때 경찰은 반드시 복면을 해야 한다. 고등어는 많은 사업체나 업소, 집단, 특히 정치 집단, 경찰 집단과도 연루되어 있다. 고등어의 발생은 우리나라의 마적단 경우와 그 경위가 닮았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투사가 만주로 망명하다가 필요상 동상이몽으로 마적 떼 무리와 합류하여 활동하였다. 그러다가 어떻게 마적의 두목까지 되어 마적질을 해서 조국을 구할 독립자금을 조달하였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마피아 집단도 처음에는 1,2차 세계대전 틈바구니에서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전하기 위해서 미국 등지에 망명하였다. 그러던 중 나라를 일으키려면 자금이 필요하다는 구실로 마약, 매춘, 밀수에 손을 대게 되면서부터 태동하게 된다. 이러한 명분으로 활동하던 집단이 이탈리아, 미국, 러시아 등 국제적으로 확산되어서 이제는 어떻게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그 악명이 높아진 것이 바로 마피아. 적어도 그 발상은 순수했지만 지금은 국제적인 폭력 조직으로 전락한 사실이 안타깝다. '고등어'는 철저히 점조직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이상의 조직은 결코 알 수 없다. 한 나라의 수상도 마피아가 아닌가 할 정도로 의심한다고. 그 정도로 철저한 비밀 조직이다. 베일에 가려져 있다. 또한 게릴라식, 변칙적, 신출귀몰한 영업 방식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다소 이중적이라서 우리민족과도 많이 닮았다. 체면치레, 표리부동, 임기응변에 능한 것, 정직하지 못하며 다혈질인 것 등이 그것이다. 겉으로 보면 이탈리아에는 절대 사창가는 없다. 이는 곧 구체적인 장소가 없다는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 그러나 그 이면에는 독버섯처럼 창궐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 또 그들은 이탈리아사람으로서는 사기꾼이나 소매치기는 한 사람도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표면적인 사실일 뿐이다. 그 반증으로는 보스니아 여인이 로마교외에서 이탈리아 사람을 대상으로 매춘하는 내용의 드라마가 버젓이 방송되는 사실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로마의 인구 통계는 완전히 고무줄이다. 등록된 사람은 250만, 체류허가를 포함하면 350만, 여행자와 불법 체류자를 포함하면 700만이 된다. 이제 이런 로마에 드디어 입성이다.

   **아래 [   ]안 내용이 괴테의 기록이다.

   [11월 1일 로마, 부분적으로는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을 실제로 눈앞에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바로 거기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이곳에 와서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 것도 없고 아주 낯선 것을 발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의 기존 관념이 여기서는 아주 명확해지고 생생하고 유기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기 때문에 바로 이것이 새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1월 7일, 나는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왔다 갔다하면서 관찰할 뿐이다. 로마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로마에 와서만 그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에서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웅장한 발자취와 함께 거대한 파괴를 만나게 된다. 야만인들이 파괴하지 않고 놔둔 것을 현대 로마의 건설자들이 파괴해 버린 것이다. 여행 중에는 누구든지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움켜쥔다. 날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나타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일로 바쁘다. 12월 2일 로마, 나는 그 순간 미켈란젤로에게 반했으며 자연조차도 그 거장만큼의 취향을 갖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나는 그런 거장만큼 위대한 눈으로 자연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영상들을 마음속에 단단히 붙들어 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깊은 사람이 어떤 새로운 지방을 관찰할 때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삶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다. 나는 여전히 동일한 나 자신이지만 그동안 골수 깊숙이까지 속속들이 변화되었다고 생각한다. 12월 3일, 내가 자연사 분야에서 주워들은 것이 여기서도 반복되고 있다. 세계의 전 역사가 이 도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로마 땅을 밟게 된 그날이야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이자 나의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된다. 12월 13일, 이곳에 와서 나는 마치 '공중제비'를 한 것 같았던 상태에서 점차 회복되어 즐긴다기보다는 오히려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로마는 하나의 세계이며 진정으로 로마를 알려면 적어도 몇 년을 필요할 것이다.  지난 일 년 동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였다. 내가 지금 죽든지 아니면 조금 더 살든지 간에 어쨌든 유익한 해였다. 12월 20일, 하지만 이 모든 일은 향락이라기보다는 고생과 근심거리이다. 나를 내부로부터 개조하여 다시 태어나게 하는 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서 뭔가 제대로 된 것을 배우려는 생각은 벌써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근본으로 돌아가서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완전히 다시 배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단 확신을 가지고 완전히 거기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될수록 더욱더 즐겁다. 나는 마치 탑을 세우려고 했지만 불안한 기초를 쌓게 된 건축가와 같다. 다행히도 늦지 않게 그것을 깨닫고 이미 땅 속에서부터 쌓아올렸던 것을 기꺼이 다시 헐어내고 기반을 넓히고 개선해서 기초를 더욱 견실하게 다지고자 노력하여 앞으로 완공될 건축물이 더욱 견고하게 될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고대하고 있다. 12월 29일, 우리는 사방의 벽이 거울로 된 방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예술가적 삶을 살고 있다. 그런 삶에서는 좋든 싫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눈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

   가이드의 로마 건국 이야기는 계속된다. 로마의 건국 왕 로물루스는 동생 레무스와 함께 버려져서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다. 그래서 늑대는 로마를 상징한다. 이 로물루스에서 로마(ROMA)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이 ROMA를 AMOR로 돌리면 사랑의 도시. 교황이 친림하는 영혼의 도시라고. 이 세기의 도시에는 730년 이래 세워진 성당이 전체 160 군데나 된다. 산레모 수도원, 그 유명한 베네딕트 봉쇄 수도원 등이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는 셈. 로마 거리의 수양버들도 늦가을을 맞이하여 샛노랗다. 그 빛깔이 정답다. 그 뒤로 나지막한 야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여기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에 도착하였다. 식당 이름은 대만반점. [1997.11.29.(토, 제8일/12일)]  2020. 11. 29.

[주(注)]

*아래 [    ]안 내용이 괴테의 기록이다.) 괴테 지음, 박영구 옮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서울: 도서출판 푸른숲, 1998) p.144(1786. 10. 18.), p.146(1786. 10. 19.)

**아래 [    ]안 내용이 괴테의 기록이다.) 위에서 인용한 책,  p.162(1786. 11. 1.), p.171, 172(1786. 11. 7.), p.192, 195(1786. 12. 2.), p.196(1786. 12. 3.), p.199, 200(1786. 12. 13.), p.201(1786. 12. 20.), p.205(1786.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