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밭

그해의 농막일기 5(농막 생활의 적응, 씨감자, 퇴비, 비닐 구입, 감자심기, 2012. 3. 15.~2012. 3. 22.)

청솔고개 2022. 3. 20. 00:56

 

                                                                                                                                청솔고개

2012. 3. 15. 목. 맑음

   저녁에 동생한테 갔다. 깜깜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동생이 반가운 낯빛으로 나를 대하니 형제간의 정의(情誼)가 되살아나는 것 같아서 나도 기분이 좋다. 아내가 챙겨주는 오렌지와 꽁치 등을 갖다 전했다. 그래도 이제는 동생 얼굴 표정도 좋아지고 생기가 좀 돈다. 다행이다. 고맙다. 동생아.

 

2012. 3. 17. 토. 흐림

   12시 좀 지나서 농막에 갔다. 아내가 싸준 찰밥과 미역국을 내주었다. 동생이 누구 생일이냐고 물었다. 너의 형수 생일이라고 했다. 너의 생일도 다음 주 화요일 음력으로 2월 27일 아니냐고 했더니 맞는다고 했다. ‘그 동안 생일 밥은 챙겨 먹기라고 했는지. 이걸로 그 생일 밥 대신이라도 하렴. 동생아.’하고 속으로 전해 본다. 내가 내일 모레는 못 온다고 알려주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격려하고 나니 내 마음이 좀 편해졌다.

 

2012. 3. 20. 화. 비

   농막의 동생을 찾아갔다. 오렌지 과일하고 황태국도 전했다. 그런데 전기장판이 탈이 났다. 바닥에 깔아놓고 쓰고 있었는데 아랫부분이 타버렸다. 정말 위험천만이다. 그래서 절대 사용하지 말라면서 코드를 빼놓았다. 당장 하나 구입해서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오면서 플래시의 불로 비춰보면서 그동안 기계로 밭 일군 모습을 확인해 주었다. 아내가 동생에게 그렇게 관심을 보여준 건 정말 고맙다. 그래서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2층에 가서 인터넷으로 전기담요를 구입했다.

 

2012. 3. 21. 수. 비

   시장 농약사에서 씨감자 1/3박스 17,500원, 비닐 500미터 12,000원, 퇴비2포대(1포 4,000원) 8,000원 모두 37,500원어치를 구입했다.

 

2012. 3. 22. 목. 비

   전기담요가 도착했다. 아내가 나더러 동생한테 전해주라고 했다. 저녁 먹고 엊그제 구입한 씨감자와 농자재를 함께 싣고 농막에 갔다. 비가 좀 온다. 깜깜한 들녘에 혼자 있는 동생 모습이 무척 외로워보였지만 본인이 마음 편하면 그게 제일 좋은 거 아닌가 싶었다. 동생을 보니 참 반가웠다. 커피를 마시겠느냐고 하면서 먼저 말을 건네준다. 나는 커피를 마시고 동생은 생강차를 마시면서 정담을 나누었다. 전기담요 사용상 주의할 점 등을 함께 확인하면서 깔아주니 내 마음이 참 뿌듯했다. 감자 심는 법에 대해서도 서로 몇 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싹이 나면 두세 쪽으로 나누어 고랑 중간에 심고 비닐을 덮어 놓았다가 싹이 크게 올라오면 비닐에 구멍을 내 주면 된다고 했다. 동생의 활약과 수확이 기대된다.

   앞으로 계속될 작업에 대비하여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집에서 농막까지의 시간과 거리를 측정해 보았다.  08:03-(강변다리 거쳐)-08:23 20분소요, 왕복, 25.7km 편도13.3~12.4km,

09.45-10.02 17분소요, 농막-큰집 8.4km, 농막-큰집-우리 집 12.3km.                         2022.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