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버지!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5/ 대동맥판막협착증의 병세추이를 살핌
청솔고개
2022. 7. 3. 00:05
청솔고개
2019.5.27. 비가 온다. 자전거로 이동은 아무래도 곤란할 듯하다. 아침 회진 때 의사 면담 약속을 잡아 놓은 터라 아침 8시 30분까지 시내버스로 병원에 도착했다. 시내버스 앱을 검색해서 미리 준비하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 아버지는 여전히 불안하고 쾌치 않은 모습이시다. 다시 아버지 시술에 대한 걸 설명해 드렸다. 10시가 지나도록 ㅊㄱㅇ 담당 의사가 오지 않는다. 아침 일찍 급한 환자 있어서 왔다 갔다 한다. 기다리다가 심장초음파 검사를 해서 아버지를 휠체어에 모시고 2층 특수 검사실로 가서 좀 기다렸다가 초음파 검사를 받으시게 했다. 다시 병실에 올라와서 면담이 어떻게 돼나고 물으니 그제야 심장혈관내과 외래에 가보라고 한다. 일단 내려가서 간호사한테 면담 때문에 왔다고 하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좀 있다가 담당 교수와 면담을 했다. 초음파 결과부터 물어보았다. 한참 판독하더니만 결국 바로 상급 병원 가야 한다고 한다. 내 마음이 다급해 진다. 원하는 데 있으면 가면 된다고 한다. 본인은 가기를 원한다는 사실도 말해 주었다. 의사는 판막이 한 개만 안 좋은 게 아니고 나머지 하나도 안 좋은 상태라고 한다. 비용을 전화로 확인해 보더니 보훈100%라 무료라고 했다. 아버지 모시는 방법까지도 물어보았다. 의사는 전문 용어를 섞어서 아마 영남대병원 관계자와 연락을 한참 주고받으면서 일단 이송 조처를 해 준다. 물이 많이 차서 바로 시술 못하는 수도 있다고 한다. 영남대 병원 간호사실에서 연락이 왔다. 그 시술이 현재 인가 중이라 7~8월 돼야 시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시술하기 곤란하면 일단 보류해 달라고 했다. 담당 교수와 다시 의논해 보고 연락 주기로 했다. 비가 그쳐서 걸어서 집에 와서 점심을 컵라면으로 하고 다시 오후 3시까지 자전거로 병원 갔다. 담당 교수 면담이 오후 3시부터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말해준다. 저쪽 병원에서 내일 오전 11:50까지 와서 입원 수속을 밟아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왔다. 또 병원으로 갔다. 오후 5시가 지났는데도 담당 교수는 오지 않는다. 그래서 주치의와 이야기 하면서 아버지의 변경된 의견도 첨부해서 보냈다. 내가 아침에 약속한 영남대병원 시술에 대한 동의를 오후에 와서 바로 번복하니 좀 미안하다. 그러나 이런 것일수록 확실히 해야 한다. 이 모든 건 내가 결정해야 한다. 오후에는 다시 자전거로 집에 왔다.
2019.5.28. 아무래도 아버지 이번 입원은 좀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간병을 하려면 체력과 정신력이 있어야 하니 단기적으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집에 와서 병원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고향의 절친한 친구 ㅎㅈ한테 전화 와서 저녁 같이하자고 한다. 병원 갔다 와야 한다면서 저녁 7시 정도 만나자고 했다. 급히 병원 달려가서 제일 바쁘게 아버지 식판 정리, 커피 타드리기, 과일 차려드리기, 간이 산소 호흡기치료 세척 등을 해 놓고 나왔다.
2019.5.29. 오늘은 첫째누이동생이 다녀가기에 하루 병원 방문을 쉬었다. 나도 여유를 좀 가져야 하지 않겠나. 긴 간병의 기간을 버티려면. 지혜롭게 심신의 힘을 안배할 필요가 있다. 아버지한테도 오늘 맏딸 ㅇ이 왔다간다고 방문 안했다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수긍하신다. 고맙다.
2019.5.31. 저녁때에 병원 들렀다. 바로 주말 퇴원 하는 걸 의논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자신 없어하시는 것 같아서 아무래도 다음 주 가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2019.6.1. 둘째와의 정다운 회동을 마치고 병원 갔다. 아버지한테는 아무래도 다음 주 월요일 쯤 퇴원을 의논해 보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 들려놓았다.
2019.6.2. 오전 푸근히 쉬었다. 자고 나니 9시 지났다. 오늘도 저녁 식사 때 즈음하여 병원행. 북천남로 자전거 길로 해서 달려가면 미풍이 일어나는 게 기분이 좋다. 아버지는 오늘 대체로 기분이 괜찮으시다. 이제 내일부터의 거취가 문제다. 아버지는 벌써 6월4일 명륜회 모임, 6.6일 현충일 추념식 참석, 노래교실 참석 등 바깥 활동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 이런 계획이 아버지 뜻대로 실행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도 있다.
2019.6.3. 아침 8시까지 병원 가서 담당의사 만나길 기다렸다. 아버지는 기분이 좋으셨다. 당신 나름대로 내일부터의 구상이 다 서 있다. ㅊㄱㅇ 담당의사는 단호하게 서울 연세대병원(신촌세브란스 병원) 시술을 권고한다. 나도 그 확실함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도 수긍하신다. 내 마음이 또 더 바빠진다. 2022.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