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버지!

어머니의 노래 21

청솔고개 2022. 7. 22. 00:29

                                                                                                                         청솔고개

   2015. 1. 26.    오후 4시 쯤 병원에 갔다. 어머니는 여전하시다. 자꾸 말을 시키어보지만 아직은 인지가 잘 안 되신다. 모습은 참 편안해 보이신다. 이어서 큰집에 갔다. 아버지는 혼자 쓸쓸히 계신다. 참 안됐다. 고생하시더라도 어머니와 함께 고행하시면 좋을 텐데. 어머니 병세, 내 둘째, 첫째동생에 대한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아버지께서 낙담하시는 모습이 역력하시다. 심중에 묻어둔 깊은 이야기도 하신다. 그러시면서 나보고 제사 모시는 일, 어머니 간병 일 등으로 수고했다 하신다.

   2015. 1. 27.    겨울 햇볕이 거실과 침실을 달군다. 오후에 시장가면서 아내와 같이 어머니를 찾아뵈었다. 아내가 고맙다. 어머니는 어제와 마찬가지다. 한참 만에 “ㅊ이가!” 하시지만 아내는 잘 몰라보신다. 아내는 서운한 눈치다. 절통한 일이다. 아버지께서도 문병 오셨다. 얼굴이 약간 붉으신 게 어디서 약주 한 잔 하신 것 같다.

   2015. 2. 1.    오전 내내 뒹굴뒹굴 쉰다. 엊그제 제사, 어제 모임 등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점심 먹고 아내와 같이 어머니 뵈러 갔다. 어머니는 참 평온하시다. 아무런 변화가 없고 그냥 눈만 감고 계신다. 안타깝고 애통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정신과 기력 있으실 때 좀 더 많은 시간 동안 모시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가슴을 친다. 이승인지 저승인지 꿈인지 생신지 모르시는 어머니. 병원비용을 치르려는데 아직 정산이 안 되었단다. 어머니만 뵙고 그냥 나왔다. 어머니 뵐 때마다 사진을 찍어 놓는다. 나중에 어머니를 기억하기 좋게 하기 위해서랄까.

   2015. 2. 2.    해질 무렵에 자전거 타고 강변 중간 지점에서 다시 맞은편으로 해서 달렸다. 아무래도 이번 주는 아무래도 좀 바쁠 것 같으니 시간 날 때마다 어머니를 뵙는 게 좋을 것 같아 돌아오는 걸음에 요양병원을 들렀다. 어머니는 여전하시다. 좀 지켜보다가 그냥 나왔다. 집에 오니 저녁 8시가 지났다. 날이 몹시 포근했지만 아무래도 철이 철인지라 발끝이 좀 시리다.

   2015. 2. 6.    요즘 나의 이모작을 위한 일자리 구하기 위해 많이 애써본다. 점심 식사 마치고 난 다음 어머니 요양병원을 들렀다. 아내는 귤을 좀 사서 간병인과 간호사들에게 줄 거란다. 아내의 이런 씀씀이가 참 바람직하다. 어머니는 오늘 눈도 거의 안 뜨신다. 그냥 꾹 감고 계신다. 입도 쫑긋 다물고 있으시다. 병상 옆에서 한참동안 지켜서있었다. 이제 간병인들과도 안면을 트고 있으니 한결 대하기 편하다. 대체로 친절하고 친화력이 있어서 좋다. 커피도 한 잔 얻어 마셨다.

   2015. 2. 8.    고향 마을 농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병원에 어머니를 찾아뵈었다. 역시 눈을 잘 안 뜨신다. 안타깝지만 기다릴 수밖에 없다. 

   2015. 2. 11.    이제 나도 정말 제2모작 구직대열에 내가 합류하는가. 새 일에 대한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는다. 오후 4시 지나 자전거 타고 강변 자전거 길로 해서 운동 겸해 병원을 찾았다. 엄마는 여전히 평온하게 지내신다. 귀에 손가락을 살짝 넣으니 귀찮아하신다. 이정도 기력이라도 있으시니 다행이다. 동영상을 찍어 두었다. 올 때마다 사진과 동영상은 필수다. 다시 오마고 인사드리고 떠나는데 마음이 늘 애잔하다.    2022.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