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2022. 12. 8. 00:14
청솔고개
2022. 8. 22. 월. 비
오전 10시 좀 지나서 요양병원에 전화해서 아버지 상태를 확인했더니 혈압은 정상으로 회복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계속 안 좋은 방향으로 진행하고는 있다고 했다. 주치의도 일단 회진 결과 지켜 보자고만 했다고 했다. 최근의 아버지의 급격한 상태 악화의 원인이 헤모글로빈 수치 외에 다른 요인이 있는가 물었더니 확답은 하지 않는다. 아울러 수혈에 대한 요양병원 내부 규정에서 1달에 한번 검사해서 수치 5이하이면 수혈 진행이라는 게 있는지도 물어보았다. 지금 아버지의 주치의는 세 번째 바뀌었으며 이전 주치의 때에는 2주에 한 번, 급할 때는 매주 달아서 수혈을 해 준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바뀐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를 물었더니 잘 답변할 수 없는지 바로 다른 간호사를 바꿔준다. 그 간호사의 얘기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의 현재 상태는 일단 멘탈이 심히 불안정한 상태라고 했다. 앞으로 좋아지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다시 그러한 상태 악화의 근본 원인 무엇인지 물어보았더니 자신은 간호사라서 정확한 건 말해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 내가 병원 내부의 정확한 수혈 규정이 어떤 건지 알고 싶다고 하니 그것 역시 주치의의 판단이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그러면 최근 수혈은 언제 했는가 하고 물었더니 엉뚱하게도 자꾸 지난 8.2. 우리의 주선으로 행한 상급병원 전원 검사 결과의 수치를 자꾸 들먹였다. 그래서 그 검사는 우리 보호자가 직접 모시고 진행한 것이니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이 요양병원 당국의 내부 수혈 기록을 알려달라고 다시 말했더니 직전 수혈 날짜가 2022. 7.15.이라고 했다. 그러면 한 달이 훨씬 더 지났는데 이건 잘 못된 것이 아닌가하고 다잡아 물었다. 그러면서 이건 환자 방치라고 간주되는데 주치의와 통화 좀 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바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 지금 바로 내가 요양 병원 가서 주치의 면담하고 그 처사, 즉 요양병원 내부 규정대로 수혈을 이행하지 않는 사실을 따져볼 테니 일단 내 얘기를 주치의한테 전하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흥분 상태가 돼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간호사도 당황한 듯 흥분을 좀 자제해 달라고 간청한다. 통화 시간이 무려 13분이나 됐다.
통화가 끝나고 나도 마음을 좀 가라앉혔다. 오전 11시 좀 지나서 간호사한테 다시 전화가 왔다. 간호사가 주치의한테 나의 이야기를 전했으며 따라서 지금 수혈용 혈액 신청해 놓은 상태이며, 오늘은 바로 수혈을 못하니 내일 할 테니 와서 수혈 동의 사인만 좀 해 달라고 한다. 나는 일단 병원 당국의 수혈 약속에 안도하면서 고맙다고 했다. 아울러 아까는 목소리를 높여서 미안하게 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오후 4시에 미용실에 가서 내 머리카락 커트를 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아버지의 용태를 보니 밤새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해결하니 마음이 정리되고 좀 개운해지는 것 같다. 2022.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