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내와 일 5, 아내의 이런 성향을 워커홀릭[일 중독(中毒)]이라고 쉽게 재단했지만 이제 이것이 아내의 필생(畢生)의 신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솔고개 2023. 1. 20. 00:25

                                                                                                  청솔고개

   아내는 어떤 일을 맡든지 잘 추어낸다. 일머리를 잘 트는 편이다. 즉 어떤 일자리 현장에 들어가면 일의 성격에 대한 탐색, 파악, 적응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그 조직 내에서 인화관계도 잘 처신한다. 일에서 과업중심과 인화중심을 모두 아우르려고 하니 아내는 에너지를 과용하는 편이다. 그래서 일터에서 단 시일 내에 주목 받는다. 이리되면 아내는 마치 일에 신들린 사람처럼 일에 몰입한다.

   아내의 최근 일터는 요양병원이다. 처음 일한 병원은 24시간 일하고 24시간 쉬는 곳이었는데 1년 가까이 하니 혈당 상승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가족들이 이를 알고 아내의 건강 악화를 걱정한 나머지 극구 반대해서 이제는 주 5일, 매일 8시간 근무 형태의 병원으로 재취업했다. 여기서는 주간 근무이지만 종일 환자 케어에 매달리다 보니 매일 최소 13,000보에서 최대 18,000보 걸음 수 기록한다. 아내는 따로 걸음 수 채우려고 운동 안 해도 되니 일석이조(一石二鳥)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아내는 식사 및 복약, 대소변, 목욕 등 일상생활에 대한 다양한 케어에 성심성의를 다한다. 종일 환자들을 위해 동분서주하면 머릿속에 잡념이 들 수가 없다고 한다. 아내는 이런 게 참 좋다고 한다.

   나는 한 때 아내의 이런 성향을 워커홀릭[일 중독(中毒)]이라고 쉽게 재단했지만 이제 이것이 아내의 필생(畢生)의 신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출퇴근시켜 주면서 매일매일 아내에게 어퍼컷을 날리면서 힘내라고 격려해 준다.       2023.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