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재, 아재, 나의 아재 2/ 삼촌은 나보다 열두 살 더 많으셔서 나와는 띠 동갑이다. 삼촌이 열세 살 때 내가 태어난 셈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그런 삼촌을 “아재, 아재”하면서 졸졸 따라다녔..

청솔고개 2023. 3. 8. 00:06

아재, 아재, 나의 아재 2

                                                  청솔고개

   문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삼촌과의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삼촌은 나보다 열두 살 더 많으셔서 나와는 띠 동갑이다. 삼촌이 열세 살 때 내가 태어난 셈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그런 삼촌을 “아재, 아재”하면서 졸졸 따라다녔던 기억이 있다. 형이 없었던 나로서는 내가 삼촌의 막내 동생뻘이다. 실제로 나는 내 막내 동생과는 열다섯이나 차이가 난다. 나의 유소년 시절 고향 마을 집에서의 그 모든 것에는 삼촌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고향 집에서 함께 그 시절을 보냈으니 많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삼촌이 고등학교를 마치자 아버지가 형으로서 할아버지께 간곡히 요청을 드렸다. 형으로서 최대한 힘을 보탤 테니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대학 보내자는 것이다. 그 덕에 삼촌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전적인 지원 덕이었다. 아버지 자신도 자주 당신이 사범학교 출신이지만 4년제 대학은 못 간 한이 크다고 하셨다. 공부에 대한 배고픔을 아버지는 늘 하소연하셨다. 그 후 아버지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우리 5남매 모두 4년제 대학공부를 시키신 것으로 보아서도 짐작이 된다.

   인물이 준수하고 성격이 호탕한 편인 삼촌은 고향 마을과 인근에도서 인기 맨이었다. 삼촌은 고향마을에서는 그래도 비교적 넉넉한 집의 막내로 태어나 여유롭게 청년 시절을 누리신 셈이다. 당시 고향 마을에는 4년제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둘이 있었다. 삼촌의 단짝 친구 한 분으로 같은 학교에 다니셨다. 삼촌이 대학을 입학하던 때가 1950년대 말쯤이었으니 당시로 보아서는 어쨌든 흔치 않은 행운인 셈이었다. 당시에도 대학을 일명 우골탑(牛骨塔)이라고 할 정도로 학비가 만만찮았다. 더구나 농촌에서 이를 감당하는 게 보통일은 아니었다.      2023.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