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n Here

별들의 천상계를 오르다, 치앙마이 도이수텝

청솔고개 2025. 1. 2. 17:42

                                          청솔고개

   2024. 1.31. 

   오전에는 푹 쉬었다. 뒤의 베란다 의자에 앉아서 얕게 비치는 햇살을 배경으로 자화상을 만들어 보았다. 소소한 행복한 일상이다.

   오후에는 아내와 같이 채소와 과일을 사오면서 들어오다가 도로변 가게에서 그동안 못 먹어보았던 똠양꿍, 망고밥을 하나씩 시켜서 먹어보았다. 망고밥은 별로 거슬리지 않는데 똠양꿍 맛은 암만 좋게 생각하려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다.

   오늘은 마사지 생략하기로 했다. 오후에는 쉬면서 오늘 도이수텝과 왓우몽 투어에 대비했다.

   오후 5시 40분 지나 바로 픽업할 밴이 도착했다. 가이드가 “에브리원 코리안” 이라면서 웃는다. 모두 한국 사람이라니 여기서도 우리 국민들의 취향을 알 것 같다. 투어 밴은 시내 곳곳을 누비며 세 팀 정도 더 태운다.

   먼저 왓우몽 동굴사원에 갔다. 인공 동굴에 모셔진 여러 부처님을 참배하고 야외에 세워진 거대한 벽돌탑을 합장하고 돌았다. 이른바 탑돌이 의식이 여기도 있다. 특이한 것인 사원 입구에서 신발은 벗고 맨발로 탐방하는 것이다. 한 곳에서는 잠시 명상도 하였다. 가이드가 뭔가 열심히 설명하는데 솔직히 3분의 1도 잘 못 알아듣겠다. 영어 듣기 좀 공부해야 할 것 같다는 자각이 생긴다.

   이어서 도이수텝으로 향했다. 밤이라 바깥 풍광을 잘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오늘 투어의 목적은 야경이라고 하니 기대해 본다. 30분 더 어둠을 달렸다. 가파르게 산길을 오른다. 케이블카 타고 잠시 올라가니 바로 전망대에 도착했다. 그 순간 천상에서 지상을 보는 건지 아니면 지상에서 천상을 보는 건지 모를 정도로 마치 색색이 사금파리에 색색의 조명을 해서 조성한 거대한 별의 나라 같은 느낌이 든다. 평지가 광막하니 높은 건물이 없고 그냥 수천만의 보석이 이루는 세계는 아주 비현실적다. 판타스틱하다.

   여기서 참배하는데도 역시 신발을 벗고 탑돌이도 했다.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하는데 몇몇은 알아듣는 듯하는 표정을 한다. 나도 대략은 알아들을 것 같은 자신은 있는데 실전에 임하니 힘든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탑 주변의 수리 공사용 비계도 황금색이다. 그래서 가이드한테 용기 내서 수리 중이냐고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더니 몇 마디 더 첨가하니 “renewal”이라면서 그렇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조명은 현란하지만 내가 관심 가지는 열대 꽃나무와 거목은 어둠에 묻혀 있어서 제대로 못 보아 아쉽다. 입장권 사진에 있는 마치 겹벚꽃 동산 같은 이 풍광을 낮에 보았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지금의 야경도 좋지만 나는 오히려 낮에 왔더라면 이 극락 같은 화원을 거닐어 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계단으로 해서 걸어 내려왔다. 여기서 보는 밝은 날 태국의 산하 풍광은 그냥 상상으로만 짐작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2025.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