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단상 2 청솔고개 사람이 나이를 좀 먹게 되면 이제 먹을 게 떨어져서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을 요즘 실감하게 된다. 나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은 별로 없고 주로 한참 철 지난 거다. 남한테는 시시콜콜,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하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유월이면 또 떠오르는 또 하나 생각, 이야기. 유월 염천 아래 산딸기 따먹으면서 봉화 청량산 가던 길에 대한 기억이다. 나는 그해 1월 초에 군에서 제대하고 3월 초에 복직, 근무 중이었다. 그 근무지가 청량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오지였다. 3월 2일, 새 학교에서 부임인사를 하는데, 갓 제대해서 머리카락이 체 자라지도 않은 나를 보고 ‘밤송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머리카락은 한창 다투어 나는 중인데 먼저 난 머리카락 하나라도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