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7. 아침 11시 지나서 아내와 교대하기 위해서 집에 갔다. 아내가 나와서 길가에 기다리고 있었다. 김밥 집에 가서 김밥을 두 줄 사서 갔다. 병실에 가서 얼마 있으니 아내 친구 ㅇㅅ씨가 와 있었다. 고맙다. ㅇㅅ씨가 사온 찰보리떡과 우리가 준비한 바게트로 점심을 대신하고 집에 와서 한숨 푹 잤다. 오후 4시 지나서 아내한테서 전화가 와서 시장을 같이 보고 난 뒤 ㄴㅅ 요양병원에 가서 담당부장과 같이 상담을 했다. 그 후 다시 병실로 데려다 주었다. 집에 오는 걸음으로 ㅅㅇㅅ의원에 가서 다리 피부염 치료를 했다.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 받았다.
2015. 1. 8. 아버지가 오늘 어머니를 퇴원시키고 요양병원으로 입원시켰으면 하는 의견을 제시해서 잠시 당혹스러웠다. 그래서 전화상으로 좀 따지듯이 말씀 드린 게 마음에 걸린다. 어제 저녁 무렵에 재차 확인했는데 다시 번복하신 거다. 하는 수 없다. 아내와 의논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오전에 퇴원 의사를 간호사한테 표했다. 병원비 중간 정산 및 최종 정산을 위해 아버지의 두 번의 병원 방문 끝에 기다리다가 3시 쯤 일단 퇴원이 결정되었다. 아내가 앰뷸런스에 동승해서 큰집까지 갔다. 바로 남산요양병원에 연락했더니 좀 있으니 앰뷸런스가 왔다. 어머니는 집에 한 10분 있으시다 그냥 또 실려 나가신다. 내 가슴이 아프다. 집에 좀 더 계시지 못하고 그냥 실려 나가시는 게 참 가슴 아팠다. 아버지도 멍하니 보고만 계신다. 무척 쓸쓸한 모습이시다. 아버지의 심중은 오직하실까? 어머니로 봐선 이게 당신 집 방문의 마지막은 아니실까 하는 슬픈 생각이 든다. 내가 기억하기로 77년도 이 집에 이사 왔으니 줄곧 38년 동안 지내신 곳이다.
요양병원 이송에도 역시 아내가 앰뷸런스에 동행했다. ㄴㅅ요양병원에 아버지를 모시고 뒤따랐다. 어머니는 301호실 맨 입구 병상이다. 이런저런 면담을 한 후 5시 30분쯤 나왔다. 큰집까지 아버지를 모셔다드리고 집으로 오는 걸음에 아내를 내려다 주었다.
2015. 1. 9. ㄴㅅ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신 지 하룻밤 지났다. 걱정이 적이 된다. 하룻밤이라도 더 같이 있었으면 하는 마지막 바람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마음이 많이 허했는데 그래도 오전 내내 마음을 놓고 그냥 멍하니 보냈다.
오늘 오후 6시 좀 지나 첫째가 내려온다고 연락왔다. 아내와 같이 마중 나갔다. 같이 오면서 제 할머니 입원하신 요양병원에 같이 갔다. 어머니는 여전하시다. 그 보고 싶어 하시던 손녀도 잘 알아보지 못한다. 오늘 목욕을 시켰다면서 보기에도 개운한 모습이었다. 어머니는 최소한 석 달만의 목욕일 것 같다. 간병인들이 고맙다. 좀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내가 냄새가 난다면서 들춰보니 변이 많이 나와 있다. 우리는 그냥 나왔다. 첫째는 또 다시 “할머니!……."하고 몇 차례 애원하듯이 불러보았지만 잘 몰라보신다. 첫째도 참 안타까운 모양이다. 아내는 어머니가 힘 드시다면서 첫째를 만류한다. 그래도 의식을 자꾸 일깨워드리는 게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그냥 나왔다. 마음이 애잔했다. 주차장에 가서 차를 타려는데 아내가 자전거 타고 문병오신 아버지를 보고 같이 인사를 드렸다. 아버지는 이런 해 질 무렵 제 아내를 위해 이렇게 오시는 거다. 아름답고도 짠한 모습이다. 그냥 인사만 하고 아버지께는 문병 가시도록 하고 우리는 떠나왔다.
2015. 1. 10. 오늘은 어머니 요양병원 입원 사흘째, 문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 너무 자주 가도 담당자들이 싫어한다던데. 그걸 핑계 삼아 자주 안 가서는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당분간 내 생각에 어머니의 힘든 모습을 좀 지워버리고 싶은 심경도 솔직히 있다. 2022.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