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蟾津江) 매화기(梅花記) 3 청솔고개 걸어서 천천히 오르니 중턱에 정자가 보인다. 출발한 지 30분쯤 걸렸다. 정자에는 사람들이 난간에 앉아서 모두 황홀경에 취해들 있다. 뒤로는 산자락에 매화 꽃동산이 펼쳐져 있다. 지상에 낙원이 있다면 바로 여기다. 앞으로는 너르디너른 매화밭, 그 너머 섬진강, 더 멀리는 지리산까지 아스라이 보인다. 옥빛 섬진강이 멀리서 바라다 보이는 이곳은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뷰포인트다. 온 천지에 봄기운이 미만하다. 봄의 정령인지 어른거리는 아지랑이가 매전(梅田)을 휘감아 오르는 것 같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공(時空)을 여기서 만난 것 같다. 땀을 식히고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