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旅情) 144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10일/ 차는 점차 고원 같은 평평한 고지대를 숨 가쁘게 달려 오른다, 그런데 오를수록 옆의 계곡 물살은 더 세어지고 그냥 주변은 대 설원이다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10일, "폭포의 포효가 천지를 진동하고 물보라가 안개처럼 포말을 이루고 멀리 산 중턱에는 노르웨이 전통의상을 입은 피오르의 요정인 듯 한 무희의 춤과 노래가 폭포수에 파묻힌다.", "그의 모음곡 중 제 4곡 ‘솔베이지의 노래’의 선율은 들을 때마다 조금은 쓸쓸함, 늦가을 바람 같은 우수가 어린다." 청솔고개 2016. 5. 23(월)13:03~ 노르웨이 베르겐 브뤼겐거리 식당, 16:31~17:01베르겐~산장 마을 야일로(게일로)호텔가는 길 드디어 여행 중 두 번째 평일 월요일을 맞는다. 여행 열흘째 날 당장 귀향한대도 크게 바쁠 게 없는 게 은퇴자의 처지 아닌가. 이건 하나의 기쁨이기도 한 것. 아침에 다행히 날이 좀 갠다. 호텔식을 하고 7시쯤 호수의 물안개를 배경으로 여..

여정(旅情) 2021.05.23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9일/ 엷은 옥색의 빙하 빛깔, 마치 천상이나 꿈속을 거니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9일 청솔고개 새벽에 일어나서 창을 통해 멀리 가까이 빙원과 설원을 바라보았다. 어제는 백야의 희미한 상태에서 보았지만 새벽 기운의 명징(明澄)함으로 더욱 맑게 씻어진 계곡의 산뜻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저 멀리는 만년설산과 게이랑에르(Geiranger) 피오르(Fjord) 고지대이어서 풍광이 시시각각 바뀐다. 모처럼 친구 몇몇에게 여기 이번 여행의 감동이 집약된 이 산장에서 보이는 풍경을 담은 사진을 한두 장씩 전했다. 새벽에 한 번 일어나 주변을 산책하지 못한 아쉬움이 내내 남는다. 06:42에 호텔에서 출발, 난 출발의 아쉬움에 열쇠를 반납하는 것도 잊어버린 채 나오다가 반납은 결국 가이드 신세를 진 셈. 떠나오면서도 자꾸 고개를 들어 다시는 올 수 없을 전설 같은 이 ..

여정(旅情) 2021.05.22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8일/ 식당 오른쪽 멀리 산마루에 보이는 만년설이 아직 백야의 밝은 기운에 빛나고 있다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8일 청솔고개 2016. 5. 21(토)09:53~10:35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사, 10:40~10:50 오슬로 칼요한슨 거리 돌아가는 날을 제외하고 이제 여기서는 나흘 남았다. 여행 후반기에 접어든다. 아주 작은 오두막집 같은 선상 침실에서 배안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이 그냥 자고 일어났다. 코펜하겐(덴마크어로 쾨벤하운 København)에서 오슬로까지 17시간 항해 후 맞이하는 아침이다. 배 위에서의 아침 식사 또한 독특한 분위기로 즐길 수 있어 좋다. 아침 식사부터 역시 반주로 와인 한 잔씩 해서 불콰한 얼굴이다. 여기는 국적도 알 필요 없는 전 세계인이 열린 공간이다. 함께 블랙퍼스트 해결하는 식당은 글로발화 그 자체다. 이 크루즈 선상 생활을 만끽한다. 하선 절차로 긴..

여정(旅情) 2021.05.21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7일/ 오후 3시 반에 드디어 DFDS SEAWAYS에 탑승했다, 이 여객선을 밤새도록 타고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하게 된다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7일 청솔고개 2016. 5. 20(금)07:08~10:44스웨덴 왼쇠핑-FERRY로 이동-덴마크 헬싱괴르 아침 7시 좀 지나 FERRY로 덴마크 헬싱괴르(Helsingør)로 이동하니 11시가 다 됐다. 스웨덴과 덴마크를 연결해 주는 이 페리는 어제 우리가 묵은 크루즈에 비하면 연락선 같았다. 커피 한 잔, 이야기 한 자락에 그만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다 국경을 넘는다. 드디어 덴마크에 내렸다. 덴마크 동부다. 동화의 나라 덴마크의 정식 명칭은 덴마크 왕국, 스칸디나비아 3국 가운데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유럽 대륙과 반도로 연결되어 있다. 유틀란트 반도, 셸란 섬과 핀 섬 등 500개 가까운 섬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덴마크는 스칸디나비아 3개국 가운데 가장 작은 나라..

여정(旅情) 2021.05.20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6일/ 우아하고 기품 있는 시청사가 고요한 멜라렌 호수에 비쳐서 더욱 빛나 보였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오른쪽 튼실한 허벅지를 가로질러 4시간 걸려서 왼쇠핑에..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6일 청솔고개 크루즈 실야라인 투루크에서 스웨덴(SWEDEN)의 스톡홀름(Stockholm)까지의 발트 해 보트니아 만 입구를 미동도 없이 편안하게 실어다 주었다. 구름을 타고 하늘을 떠다니는 듯한 편안한 기분이었다. 그냥 얼음 위를 미끄러져 흘러가는 것 같았다. 선상에서의 하룻밤은 그야말로 꿈결 같았다. 정말 짜릿한 선상에서의 하룻밤이었다. 더없이 낭만적인 지난밤이었다. 첫날밤의 두근거림 같은 걸까? 2016. 5. 19(목)06:38~07:30 스웨덴 스톡홀름 도착-시 청사 가는 길 아침 5시 좀 지나 일어나 선상 뷔페로 아침 식사를 하고 배에서 내렸다. 드디어 스웨덴 입국이다. 이 나라는 스칸디나비아의 다른 나라들처럼 상당히 북쪽에 위치해 있지만 동쪽 면에 자리 잡고 있어..

여정(旅情) 2021.05.19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5일/ 이 오월의 양광을 쬐면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면서 머물고 싶다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5일 청솔고개 8시에 호텔에서 출발했다. 오늘은 어제 오후에 보기로 했다가 시간이 늦어 못 본, 에스토니아 탈린의 몇 군데 명소를 보고 바로 배를 타고 핀란드 헬싱키로 가야 한다. 그런데 아침에 내가 여행 중 치명적 실수를 해 버렸다. 물병 마개를 제대로 막지 않고 그냥 무심코 가방을 눕혀 놓고 식사하고 왔더니 노트북에 물이 들어가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사용하지 못하는 것보다 안의 자료가 모두 망가질까봐 오늘 여행이고 뭐고 눈에 보이는 게 없을 정도로 내가 심하게 당황하고 절망하게 된다. 급기야 가이드한테 전후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여기는 그런 가전제품 수리하는 곳이 없고 있다하더라도 멀리 떨어져 있으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하도 답답해서 동행한 동영상 사진가 ..

여정(旅情) 2021.05.18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4일/ 페트로파블롭스크 성당의 황금빛 첨탑을 배경으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물 빛, 구름 색, 하늘과 햇살의 광휘를 응시한다

러시아, 북유럽 여행기록 제4일 청솔고개 새벽 5시에 기상. 여행 중에는 늘 식사 시작 두 시간 전에 깨야 안심이 된다. 호텔 객실이 천이백 여개 된다는 말 그대로 미로 같기도 하고 달팽이 속 같기도 한 내부 통로를 이용하는 게 참 어렵다. 모두들 식사하러 왔다 갔다 하는 데 헤맨다. 호텔 아침 식사는 늘 멀리 떠나는 여행자의 설렘이 있다. 9시에 출발했다. 날이 어제와는 달리 아주 청명한 대신 좀 쌀쌀하다. 긴 소매 티셔츠나 남방셔츠가 필요하다. 길가 민들레꽃밭의 민들레가 더욱 샛노랗다. 네바 강의 물빛은 그냥 청록 빛으로 넘실댄다. 먼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를 찾았다. 이 요새는 네바 강의 강폭이 가장 넓어지는 하구의 삼각주 지대에 있는 토끼 섬에 축조한 요새로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군으로부터 러시아를..

여정(旅情) 2021.05.17

러시아, 북유럽 여행 기록 제3일/ 샛노란 민들레꽃 밭이 너른 들녘을 그대로 수놓고 있었다

러시아, 북유럽 여행 기록 제3일 청솔고개 3일차 여행. 아직까지도 시작에 불과. 10일이나 남은 여정을 생각하니 무슨 부자라도 된 것 같은 심경이다. 그러나 만 하루 만에 이 모스크바를 떠나려 하니 마치 톨스토이, 고골리, 푸시킨, 체호프, 차이코프스키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한꺼번에 헤어지는 아득함 같은 걸 진하게 느낀다. 정말 아쉬운 마음으로 모스크바를 떠난다. 이 역사적인 도시를 단 이틀도 제대로 머물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쉽다. 엊그제 내렸던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로 꿈에도 그리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야(白夜)」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혼자 길이었다면 하염없이 이 거리를 오랫동안 사시사철 다 걸어보고 겪어보련마는 우리 삶에는 늘 동행 있음이 그 속성임을 어찌 외면하리오...

여정(旅情) 2021.05.16

러시아, 북유럽 여행 기록 제2일의 2편/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애상적인 분위기 없이 밝고 달콤한 선율이 전곡에 걸쳐 흐르면서도

러시아, 북유럽 여행 기록 제2일의 2편 청솔고개 이어서 성당광장으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돌아가자 성모승천성당(우스펜스키사원)이 5개 황금빛 양파모양의 지붕(꾸뽈)을 번쩍이면서 우리를 압도한다. 러시아 황제의 대관식이 열린 곳이다. 러시아 정교회의 본산답게 대주교와 총주교가 안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내부로 들어가서 관람하려하였는데 1년에 한 두 번씩 있는 무슨 성당 행사가 있어서 2시까진가 출입이 안 된다고 해서 결국 발길을 돌렸다. 그 옆에 보이는 하얀 색 건물은 영빈관으로 원래는 황제들이 미사시간에 쉬어 가는 용도로 사용된 곳으로 최근에는 우리나라 이건희, 반기문씨 같은 분만 묵었던 곳이라 한다. 세계적인 명사들만 대접받는 곳인가 보다. 이반대제의 종탑이 옆에 있다. 높이가 81m로 사원 광장에..

여정(旅情) 2021.05.15

러시아, 북유럽 여행 기록 제1일, 제2일 1편/ 9시간 좀 넘게 비행해서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거리에는 푸시킨집 박물관, 배우의 집, 고골 동상, 멀리 도스토예프스키 ..

러시아, 북유럽 여행 기록 제1일, 제2일 1편 청솔고개 러시아, 북유럽 여행 기록 제1일 드디어 러시아 북유럽 여행 출발일! 03:30 알람. 아내한테 두 차례 깨워 04:20에 아내가 겨우 일어났다. 샤워하고 준비해서 음식쓰레기 버릴 거 버리고 05:35에 아파트 북문에 나갔다. 연락이 와서 05:38에 나가니 ㅎ친구 내외가 차로 대기하고 있다. 친구가 가방까지 챙겨주는 친절함과 자상함이 고맙다. 05:50에 터미널 도착, 06:00 출발해서 10:20에 인천공항에 40분 가까이 일찍 도착했다. 도로 옆은 어느새 천지에 미만한 아카시아 꽃이다. 비교적 긴 이번 여정을 마치고 나면 저 아카시아 꽃도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영종도를 대낮에 이렇게 맑고 훤히 보긴 참 오랜만인 것 같다. 끝없이 펼쳐진..

여정(旅情) 2021.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