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우리는 가슴을 죄면서도 승차의 안락함에 취한 나머지 거의 모두가 잠에 곯아떨어져 있었다. 그때 잠결에 누가 “큰일 났다. 들통난 것 같다.”라고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나도 화들짝 잠에서 깼다. 그 순간 “뛰어내려!, 걸리면 영창이다.*된다.”라고 숨죽여 말한다. 사태가 어렴풋이 파악됐다. 나도 아픈 뒤꿈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후다닥 뛰어내렸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사태가 많이 악화해 있었다. 다른 트럭 하나도 서 있고 그 옆에 몇몇 병사들이 엎드려뻗쳐 자세로 있었다. 깜깜한 한밤이지만 우리의 행적도 고스란히 노출된 게 뻔했다. 살짝 옆으로 새려고 하는 유혹도 생겼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게 오히려 사태를 더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나도 다른 몇몇 동승자와 같이 순순히 나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