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망(譫妄) 2

병실의 새벽 창 너머 안개가 자욱하다, 치료실 이벤트 1

2024. 7. 28.   청솔고개   병실의 새벽 창 너머 안개가 자욱하다. 지금은 일요일 새벽 5시 30분이다. 일찍이 잠 깨서 침상 등받이를 올린다. 안경 끼고 핸드폰에서 읽을거리를 서핑한다. 척수 카페에 기막힌 사연들이 줄을 잇는다. 인간을 이토록 잔혹하게 내모는가. 10년은 기본이고 20년, 30년을 와상(臥床)하고 있는 환자와 그를 지켜보고 있는 가족들의 참상이 눈에 보인다. 10년 장기 환자의 보호자인 아내가 환자가 누워 있는 방에 들어가면 수많은 날파리 떼가 나타난다고 했다. 여러 검사를 해 보아도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결국 정신건강의학과 심리상담 치료받고 나았다고 이야기하며….   6시가 되니 병실이 부산해진다. 두세 침상에는 기저귀 간다고 난리다. 6인실 병실에서 역한 냄새 따질..

Now n Here 2025.01.14

간병록 1/22년 후 내가 현재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의 모습은

간병록 1 청솔고개 어제 산행 후, 점심을 같이 먹고 아이 데려다 주면서 큰집에 갔다. 아버지는 여전히 통증을 못견뎌하신다. 오늘은 또 입술이 두어 배나 부어올랐다. 몇 달 전에는 이런 식으로 혀 밑이 부어서 식사하기도, 숨쉬기도 힘들었던 게 생각난다. 1년 전에도 그랬다. 원인은 아무래도 면역력 저하인 것 같았다. 몸이 쇠약해지니 생기는 증상이다. 아버지는 또 나를 보시더니 “내가 그날 행인이 신고해서 차에 실려 오기 전에, 아무한테도 눈에 띄지 않고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면 지금 이런 고통은 없을 텐데…….”하고 넋두리하신다. 재작년 운동하신다면서 외출했는데, 병원의 다섯개과 이상의 복잡한 복약 오남용으로 생긴 섬망 증상으로 길 가다가 방향을 잃고 탈진해 있는 모습을 행인이 신고해서 구급대원 셋과 경..

아... 아버지! 202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