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지바고(DOCTOR ZHIVAGO)』 ‘문학의 힘과 역사의 힘’ (3/4) 청솔고개 (2) “……그 날 밤 호텔 방에서 반쯤 그늘진 어둠 속에서 암갈색 학생복을 입은 소녀였던 당신은 지금하고 똑같아서, 마찬가지로 숨 막힐 만큼 아름다웠어. 그 후 나는 그 날 밤 당신이 나에게 전달해 준 매혹(魅惑)을, 그 아련한 광채(光彩)를 나중에 나를 아주 사로잡아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는 그 되울림을 이름 짓고 정의를 내리려고 노력했어. 여학생 복을 입은 그림자처럼 그 방의 어둠으로부터 당신이 솟아올랐을 때, 당신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던 소년인 나는 내 마음 속에서 온통 반응을 보이는 고통스러운 강렬한 의식을 느끼면서, 당신이 누구인지를 깨달았고, 이 앙상하고 여윈 어린 소녀가 세상의 모든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