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솔고개 별은 밤하늘이 어두워져야 빛이 나는 법이다. 암울하다고 여겨질 때 더욱 빛났었던 내 청춘의 순간들이었음을 지금에야 깨닫는다. 입대 첫해 겨울나기 과정은 내 생애 특이한 체험이었다. 특히 전방 부대에서는 월동 준비를 교육 훈련 및 작전 이상으로 중요시했었다. “겨울을 잘 버텨야 한다.” 이는 군 전력의 유지와 직결되는 것이다. 폭설과 동파, 이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 예방으로 월동기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월 중순이다. 행정반 선임병들이 이번 주말에는 월동 준비하러 부대 뒷산에 오른다고 했다. 1차 월동 준비는 화목 채취다. 선임병의 인솔로 천2백 미터 가까이 되는 사명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산꼭대기서 사방을 둘러보니 남북으로 펼쳐진 새파란 물결이 겨울 햇살에 반짝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