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50년이 더 지난 이제는, 한 순수가 어떤 순수에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좀처럼 회복될 수 없음을 내 생애 닥친 큰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이 편지를 지금 다시 읽어보면 순수라는 감정의 과잉 노출이 치기(稚氣)로까지 느껴질 정도였지만, 나의 20대 초반 그 내면에 닮긴 정신만은 진실이었음을 감히 증언한다. [‘경아’는 당시 야학에서 내가 담임한 학급의 50여명 학생 대표로, 편지를 받는 가상으로 설정한 아이 이름임. 1975년 2월 말, 나의 사범대학 졸업, 발령과 더불어 야학을 떠남에 즈음하여 남긴 편지임. 1974년 겨울, 야학 문집에 실렸던 것으로 새로 실으면서 조금 다듬었음. 2023년 신년을 맞으면서. 2022.1.14.의 1편에 이어서 2편으로 이어짐.] 꿈속의 소녀 경아에게 2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