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3

노르웨이 가는 길 (3/3)/그래서 여행은 독주(毒酒)에 중독되는 현상이다

노르웨이 가는 길 (3/3) 청솔고개 드디어 여행 중 월요일 아침을 두 번째 맞는다. 여행 열흘째, 당장 귀향한대도 크게 바쁠 게 없는 게 은퇴자의 처지 아닌가. 이건 하나의 기쁨이기도, 여유이기도 한 것. 아침에 다행히 날이 좀 갠다. 호수의 물안개를 배경으로 일행들의 모습을 기록해 둔다. 플롬 산악열차 탑승 코스 가는 길은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24.5km 라르달 터널을 지난다. 터널이라야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암반을 그냥 뚫어서 굴을 만들어 놓은 정도다. 이게 무척 인상적이다. 오전 8시 좀 지나서 뮈르달 역에 도착. 여기는 자연이 줄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 웅장함, 위대함의 총화다. 바위, 폭포, 계곡, 구름, 그리고 인간들의 탄성이 하나 되어 조화를 이룬다. 플롬 노선을 따라 야생 그대..

여정(旅情) 2020.05.27

노르웨이 가는 길 (2/3)/여사(旅舍)의 차창에서 비치는 물방울은 여전히 객수(客愁)를 돋운다

노르웨이 가는 길 (2/3) 청솔고개 새벽에 일어나서 창을 통해 멀리 가까이 빙원과 설원을 바라보았다. 어제는 백야의 희미한 상태에서 보았지만 새벽 기운의 명징(明澄)함으로 더욱 맑게 씻어진 계곡의 산뜻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저 멀리는 만년설산과 게이랑에르 고지대이어서 풍광이 시시각각 바뀐다. 모처럼 국내 친구 몇몇에게 여기 이번 여행의 감동이 집약된 이 산장에서 보이는 풍경을 담은 사진을 한두 장씩 전했다. 새벽에 한 번 일어나 주변을 산책하지 못한 아쉬움이 내내 남는다. 산장 같은 비데세터호텔을 떠나오면서도 자꾸 고개를 들어 다시는 올 수 없을 전설로 남을 이 숙소를 보고 또 본다. 산장 바로 옆의 협곡에는 눈 녹은 물이 만들어내는 폭포 소리가 지축을 흔든다. 주변에 야생 블루베리가 널려 있다고 ..

여정(旅情) 2020.05.25

노르웨이 가는 길 (1/3)/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북 노르웨이의 이름 없는 이 협곡에서의 하룻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과 아쉬움을 남긴다

노르웨이 가는 길 (1/3) 청솔고개 여객선 터미널에서 우리가 타고 갈 ‘DFDS’로고가 선명히 그려진 크루즈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 3시 반, DFDS SEAWAYS 크루즈에 탑승. 길이 169m, 넓이 28.2m, 승객 수 2,026명, 룸 수 637개, 450대의 차량 탑재 가능, 레스토랑, 면세점, 바, 수영장, 사우나, 헬스클럽 등을 갖추고 있다. 여행의 막바지라 아쉬움과 안도감이 같이 생긴다. 이 여객선을 밤새도록 타고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하게 된다. 크루즈의 규모나 부대시설은 보기에 이전에 승선해 본 실자라인 이상인 것 같다. 다시 크루즈 여행이다. 여행의 낭만에 대한 나의 기대가 부풀어 간다. 배가 출발하자 코펜하겐의 건물과 부두, 해안과 섬들이 멀어져 간다. 잔뜩 흐린 날씨로..

여정(旅情) 2020.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