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국방부 시계는 째깍째깍 잘도 돌아간다. 계절은 한여름에 접어들었다. 드디어 악명 높은 유격훈련의 시즌이 돌아왔다. 훈련은 기수별로 명령받은 대로 부대 부설 산악훈련장에서 이루어진다. 산악 훈련 일정이 결정되면 그때부터는 어떻게 하면 발을 부르트지 않고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데 온갖 노하우가 다 동원된다. 비누를 깎아서 군화 깔창 위에 넣는다든지, 아니면 솔잎을 넣는다든지 하는 것이다. 가장 큰 공포는 설악산 장수대에 있는 사단 산악훈련장까지 15시간 이상 걸어야 하는데 그 철야 행군에 발바닥이 까져서 극심한 통증을 겪는 일이다. 이때만큼은 부대 전체는 선임 후임 구분하지 않고 출정하는 대원을 위해 최선의 배려를 한다는 분위기로 넘쳐흐른다. 이런 미덕, 동지애, 혹은 전우애라고 하는 감정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