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生涯)의 아이들 29

36막내들이여-삼륙통신5(2010. 6. 1. 화)/10년도 더 지난 오늘, 그 때 소리 내어 띄어 보낸 편지를 다시 꺼내 읽어 본다

또 다시 6월이 돌아왔다. 세월이 갈수록 '내 생애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다. 10년도 더 지난 오늘 그 때 소리 내어 띄어 보낸 편지를 다시 꺼내 읽어 본다. 청솔고개 [6월의 시] 나무를 위하여 /신경림 어둠이 오는 것이 왜 두렵지 않으리 불어닥치는 비바람이 왜 무섭지 않으리 잎들 더러 썩고 떨어지는 어둠 속에서 가지들 휘고 꺾이는 비바람 속에서 보인다 꼭 잡은 너희들 작은 손들이 손을 타고 흐르는 숨죽인 흐느낌이 어둠과 비바람까지도 삭여서 더 단단히 뿌리와 몸통을 키운다면 너희 왜 모르랴 밝는 날 어깨와 가슴에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되리라는 걸 산바람 바닷바람보다도 짓궂은 이웃들의 비웃음과 발길질이 더 아프고 서러워 산비알과 바위너설에 목 움추린 나무들아 다시 고개 들고 절로 터져나올 ..

나의 ‘인연’1 /그 아이도 어느 하늘 아래서 지금 나처럼 세월의 나이를 먹어가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한번만이라도 만나보고 싶다

나의 ‘인연’1 청솔고개 블로그에 올릴 나의 노래 ‘詩人의 노래’에 관련된 자료를 찾다가 40년도 더 전, 내게 한 아픔과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애제자 k가 나한테 보낸 편지가 눈에 띄었다. 그 와 관련된 내 일기의 기록도 찾아보았다. 내가 국립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새내기 국어교사로 초임 발령을 받은 곳은 같은 도에 속한 곳이지만 나는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었다. 대학 소재지에서는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내 고향에서는 직통 교통편이 없는 곳이었다. 나의 첫 사회생활은 무척 서툴고 외로웠다. 더군다나 교사 발령 2년 째, 난 군 입대 영장을 받고 6월 말 입대할 예정이었다. 물론 입대를 앞두고 담임은 맡지 않았다. 그 때 내가 교과를 담당했던 고 1생들에게는 난 열혈 청년교사였다. 나는 세련된 것이란 전혀 찾..

36막내들이여-삼륙통신 4(2010.5.15.토)/여러분 막내에게 “같이 가자~”, “같이 가야지~”를 지금도 되뇌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금부터 딱 10년 전, 내가 현직의 마지막 담임교사(고등학교 3학년) 하면서 우리 반 아이들한테 낭송하면서 띄운 편지입니다. 오늘 스승의 날 맞이하여, 이를 통해 그때의 소회를 되새겨 볼까 합니다. 청솔고개 36막내들이여-삼륙통신 4(2010.5.15.토) 나는‘스승’이라는 호칭은 너무 권위적이고 고답적인 같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의 날 정도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가사에‘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는 너무 지나친 표현입니다. 현실감과도 거리가 있습니다. 이날을 만나면, 오늘날 교사의 위상, 교사를 보는 주변의 시선과 더불어 다소 씁쓸함을 느낍니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 교사들의 책임도 큽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관심, 축하, 정성만 생각하겠습니다. 불가에서는 이 세..

끝까지 네 편이 되어 줄게 (2/2)/이런 내 ‘생애의 아이들’을 만나서 이제야 나는 참된 ‘어른의 시간’을 가진다

끝까지 네 편이 되어 줄게 (2/2) 청솔고개 *다음은 5월만 되면 생각나는, 끝까지 네 편이 되어 주지 못해서 가슴 아파했던 지난날 나의 교단 이야기이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학업 중단하는 학생은 6만 여명, 그 중 절반은 건강, 가정 사정이고 나머지는 학교 부적응이 그 원인이라고 통계에 나와 있다. 매년 3만 여명의 학업부적응학생이 사회에 나와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간접적으로 우리 사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인구부족 위기에서 인적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필요한 사업이라고 국가가 판단한 것이리라. 수년 전부터 교육부가 주관해서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 활동이 그 중심이다. 올해로 두 해째, 나는 교육지원청을 통해서 의뢰된 위기의 청소년들을 찾아 각급학교 상담실..

끝까지 네 편이 되어 줄게 (1/2)/상복을 입은 아직 앳된 새댁이 내게 목례를 해서 나도 답례를 했다

끝까지 네 편이 되어 줄게 (1/2) 청솔고개 *다음은 5월만 되면 생각나는, 끝까지 네 편이 되어 주지 못해서 가슴 아파했던 지난날 나의 교단 이야기이다. 4년 전 어느 가을날인가 내 30대 후반 시절 한 제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선생님! k아시지요? 걔가 그만 오늘 새벽에 고인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학창 시절 마지막 담임이셨던 선생님께는 연락을 드려야할 것 같아서요? 아이가 늘 선생님은 자기 학창 시절 마지막 담임이셨다면서 이야기 자주 했었어요.” 그때가 그들 고2 시절이었고 난 그 아이의 담임이었다. ‘k녀석!’, 내 교직 생애에 한 아픔이었던 아이. 문득 30년도 더 된 그날이 생각난다. 월요일 운동장 전체 조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내 반과 옆 반 아이 너덧이 교실에 남아서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사월과 오월 사이에서 (3/3)/잎새들로 잎새들로 얼굴 가려 서 있는 너희들 숨어 있는 놀라운 한 나무 한 나무 눈부시구나

사월과 오월 사이에서 (3/3) 청솔고개 다시 오월이다. 오늘은 오월 오일.... 어린 시절부터 이 날만 되면 우리들의 노래,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들판을~‘을 가슴 설레게 듣게 된다. 그래서 나도 이 만큼이 자라왔다. 오늘도 나는 어린 시절 나의 설렘과 지금 나의 그리움을 담아 “내 생애의 아이들”에게 그날처럼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다음의 두 노래로 들려주고 싶다. 내가 “내 생애의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4월] 장작불 백무산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먼지 불이 붙은 토막은 불씨가 되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늦게 붙은 놈은 마른 놈 곁에 젖은 놈은 나중에 던져져 활활 타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몸을 맞대어야 세게 타오르지 마른 놈은 단..

사월과 오월 사이에서 (2/3)/6년 전에 떠나온, 내 생애의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은 이 계절이 되면 내가 치러야 하는 홍역이다

사월과 오월 사이에서 (2/3)                                                                청솔고개 6년 전에 떠나온, 내 생애의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은 이 계절이 되면 내가 치러야 하는 홍역이다.청솔고개의 희망편지 제 2신입니다.(2014년 3월 31일 월요일) 여러분! 나의 막내들, 내 생애의 아이들이여! 막내들이여!  오늘 아침 봄 안개와 이슬에 젖은 꽃망울을 보았습니까?바로 여러분들의 눈망울입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희망의 촉입니다.여러분은 이른 봄날의 꽃망울과 새 움입니다. 이른 봄을 알리는 새벽의 새소리입니다.우리들의 희망입니다. 여러분! 오늘 아침에 지는 꽃잎을 보았습니까?져서 대지를 뒤덮은 꽃잎을 보았습니까?..

사월과 오월 사이에서 (1/3)/불러 있게 하지 마시고 내가 먼저 찾아가 아이들 앞에 겸허히 서게 해주소서

사월과 오월 사이에서 (1/3) 또다시 사월이 가고 오월이 왔다. 나와 평생 동행하던 나의 많은 아이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이제는 지난 날 내가 그 아이들에게 띄운 사연을 되새김함으로써만 그리워해야 할 것 같다. 청솔고개의 희망편지 제1신입니다.(2014년 3월 24일 월요일 ) 나는 오늘부터 여러분들을 나의‘막내아이들’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우리 학교는 내 고향의 학교일뿐더러, 나의 딸, 나의 아내, 나의 여동생 둘 모두가, 나의 여러 동기생, 친구들의 많은 딸들이 많이 나온 학교입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나에게 이러한 의미의 존재들입니다.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여러분들입니다. 막내아이들에게 여러분들은 모두가 내게는 캐나다의 작가 가브리엘 루아의 성장 소설 ‘내 생애의 아이들’에서 ‘빈센토, 클레..

결별의 시간/'내 생애의 아이들' 바람처럼 표표히 내 한 손 흔들면 아이들 여러 손 흔듦이 뒤로 남겨지고 다시는 되돌아보지 않고 훌훌 떠나는 것이었는데

결별의 시간 청솔고개 봄꽃이 지천을 이루고 있을 때 그 꽃그늘 아래 가면 왠지 숨이 멎는 것 같다. 꽃의 아름다움 때문만이 아니다. 그건 언젠가는 이 꽃들이 다 져버리면 이들과 결별해야 한다는 근원적인 절망감과 불안감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내 삶에서 그러한 결별의 절실함은 적잖이 나를 힘들게 한다. 늘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삶은 결별의 시간이 이어짐이다. 예순이 훌쩍 넘도록 살면서 어지간한 결별에는 심상해하고 익숙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최근에 두어 번 힘 든 결별의 시간을 보냈다. 그 하나는 3년 전 8월의 마지막 주. 39년 6개월의 교단을 떠나는 내가 나의 아이들과 나의 생업과 내 전공 교과와 결별의 기간이다. 나는 나의 아이들한테 마지막 수업 시간에 이르러서야 내가 다음 주에 교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