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旅情) 144

가고시마 기행 제 3일/ 멀리 보니 하늘 밑 사쿠라지마 화산 위는 온통 운무(雲霧)로 덮여있다. 하늘인지 구름인지 산인지 구분이 안 된다

가고시마 기행 제 3일 청솔고개 2018. 3. 16. 금. 비 여행 마지막 날. 아침부터 비가 온다. 여행이니까 비 오면 오는 대로, 가고시마 봄비를 맞아보는 것도 새로운 체험이라는 인솔자의 말이 떠오른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활화산(活火山) 사쿠라지마 완전정복’이라는 스케줄로 기대가 크다. 역시 8시 반에 출발. 활화산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서 이번엔 배에 버스를 싣고 접근했다. 15분 정도 걸렸다. 두 반도 사이 내해로 형성된 만의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특이한 체험이다. 비가 제법 세차게 내린다. 아무래도 짙은 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활화산의 전경을 자세히 보는 게 어려울 것 같았다. 근처 입구에서 족욕(足浴)을 간단히 하고 활화산 전망대로 걸어갔다. 말끔히 닦여진 진입로 밖으로는 우리나..

여정(旅情) 2021.03.16

가고시마 기행 제 2일/ 크고 작은 송이버섯 두 송이, 판다곰이 앉아 있는 것, 파마 머리한 여자 옆모습, 사람 둘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 스핑크스 모습을 하고 있다가 그냥 뭉개져서 퍼져버린..

가고시마 기행 제 2일 청솔고개 2018. 3. 15. 목. 맑음 새벽에 검푸른 바다 앞 사쿠라지마(櫻島) 산록 위 엉긴 구름이 묘하다. 자세히 뜯어보니 크고 작은 송이버섯 두 송이, 판다곰이 앉아 있는 것, 파마 머리한 여자 옆모습, 사람 둘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 스핑크스 모습을 하고 있다가 그냥 뭉개져서 퍼져버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이걸 다 담아 놓았다. 아침 식사 때 나토를 인솔자가 말한 방식대로 먹어보았다. 알찬 체험이다. 창가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데 그 시간은 운 좋게 해돋이가 연출된다. 커튼 사이 일출 모습을 담아 보았다. 식사 후 시간이 좀 있어서 가방을 맡겨 놓고 호텔 앞을 지나 바닷가를 가볍게 산책했다. 아열대림으로 울타리 해 놓은 곳을 비집고 방파제까지 걸어보았..

여정(旅情) 2021.03.15

가고시마 기행 제 1일/ 항구의 불빛과 어선과 등대의 반짝거림이 반갑고 정겹다. 아, 가고시마의 이른 봄 밤 바다다

가고시마 기행 제 1일 청솔고개 2018. 3. 14. 수. 맑음 알람소리에 깨 보니 거의 2시 20분 가까이 됐다. 마음이 또 조급해진다. 부랴부랴 준비해서 트렁크 채워 아파트 바닥을 끌고 가니 소리가 제법 울린다. 끙끙대고 터미널에 가까스로 도착하니 5분 쯤 남은 것 같다. 안심이다. 03:00. 공항버스에 타자마자 그냥 잠들어버렸다. 두 번 쉬는 데를 제외하고는 그냥 잠 속으로 혼곤히……. 밤새 달려 06:56,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 출국장 도착. 또 기내 반입 휴대, 수하물, 개인 휴대품에 대한 것이 신경 쓰인다. 기내 반입 액체 류는 개당 100ml이하의 용기, 투명비닐 포장해서 가져들어가야 한다고 안내한다. 먼저 다시 정리된 일정표와 유의사항을 살펴본다. 이건 나갈 때마다 헛갈린다. 대한민..

여정(旅情) 2021.03.14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5일 후편 및 제6일/저녁 9시 50분 지나도록 거의 30분 이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찻집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5일 후편 및 제6일 청솔고개 날이 저물어 등불이 켜질 무렵이 된다. 무후사 옆 진리[錦里 금리]거리에 들어섰다. 가이드는 역시 이곳을 앞서가면서 잘 안내해 준다. 아버지는 연신 동영상을 촬영한다고 폰을 쳐들고 정신없이 걸으신다. 팔을 저렇게 쳐들고 있으셔서 많이 피곤하실 것 같으신 데도 한결 같다. 이런 작업에 혼신을 다하신다. 어둠이 짙게 깔릴수록 색색의 온갖 등만이 더욱 그 휘황함과 황홀함을 더하는 것 같다. 아이는 제 할아버지를 부축하듯 하면서 앞서서 걷고 그런 흐뭇한 모습을 나는 폰에 담는다. 아이는 제 할아버지에게 뭔가 꾸준히 설명해드린다. 나는 유명한 유적지 답사나 고풍스러운 거리의 분위기에 취하는 것도 여행의 맛이지만 그보다도 ..

여정(旅情) 2021.03.05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5일 전편/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영웅들을 다 만난 것 같다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5일 전편 청솔고개 06:10, 기상. 06:40 식사. 08:00 출발. 마지막 일정까지 아버지가 잘 견디신다. 오늘은 잔뜩 흐린 날씨다. 미세먼지 수치 가 180을 기록해서 한국이면 “적색경보급”이라고 가이드가 말한다. 버스가 많이 덜컹거린다. 속도제한 때문에 요철을 일부러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여행의 피로가 쌓인 듯 아침부터 차 안에서 잘 주무신다. 청두시내는 아침부터 차가 많이 막힌다. 그러니 숨도 막히는 것 같고 무척 답답하다. 오늘은 햇빛 구경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도 9시 좀 지나니 해가 얼굴을 빠끔히 내민다. 먼저 쇼핑센터에 가서 아버지 노령 건강에 좋다는 게르마늄으로 된 팔찌와 속옷을 사 드렸다. 그 효과가 ..

여정(旅情) 2021.03.05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4일/마음과 눈으로 파촉(巴蜀) 삼만 리의 초봄을 스케치한다 유채와 매화가 점점이 수를 놓고 있으니 수채화나 담채화가 적절하지..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4일 청솔고개 여행 4일째, 이제 전일정의 과반이다. 아버지는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잘 견디신다. 현재 시간 아침 7시 40분 출발. 새벽 같이 아침을 먹고 아직 미명이 걷히지도 않은 호텔 로비에서 짐을 끌고 버스에 탔다. 주변은 여전히 어둠으로 꽉 차 있다.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시가 왼쪽에 송성가무쇼 공연장이 보인다. 중국인 특유의 과장과 현란함이 덧씌워진 채색과 문양이 이제는 좀 익숙해진다. 오늘의 여정은 몇 곳을 거쳐 종일 청두[成都]로 가는 길이다. 끝없이 이어진 눈길이다. 밤새 눈이 더 온 것 같다. 설산 첨봉마다 햇살이 비쳐 번쩍거린다. 설산의 해맑은 얼굴을 보니 내 마음도 밝아진다. 천인단애(千仞斷崖)를 마주하니 문득 내가..

여정(旅情) 2021.03.03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3일/아이의 모습이 대견해서 나는 풍광보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담아 본다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3일 청솔고개 새벽에 와이 파이로 연결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주자이거우 현지 기온-11도로 나타난다. 서울보다 10도 낮다고 분명히 확인했다. 아버지가 좀 걱정이 된다. 06:55에 기상, 07:20에 식사, 08:20~09:00출발 준비했다. 11:00에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에 도착했다. 걱정했던 것보다 아버지는 잘 걸으신다. 날이 잔뜩 흐리다. 맑은 날이었다면 이곳이 더욱 아름답고 영롱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물색깔이 날씨에 따라, 위치에 따라 다 다르게 보이지만 그래도 눈을 인 먼 산의 꼭대기가 산 그림자라 되어 호수에 반영된다. 그럴 듯하게 명명한 숱한 호수가 주로 ‘~바다[海]’, ‘~여울[灘]’, ‘~못[池]’라는 이름..

여정(旅情) 2021.03.02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2일 오후/ 주변의 편백 숲은 하얀 눈을 살짝 이고 있었다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2일 오후 청솔고개 가는 도중에 한식당에서 얇은 삼겹살로 점심을 배불리 먹고 12:25에 다시 출발했다. 1시간 후에는 70년 전 지진으로 계곡 입구가 막혀 저절로 천연호수가 된 접계해자에 도착해서 화장실에도 갈 겸 좀 쉬었다. 화장실은 그야말로 60년대 우리나라 시설이었는데 무조건 2위안 받는다. 어이없다. 이곳은 벌써 해발 고도 2,400미터다. 아버지는 처음부터 차창에서 동영상 찍기에 애쓰시더니 여기서 바로 그 열정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하얀 색의 야크 몇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야크를 타고 사진 찍어 주인에게 돈을 벌어주는 일이다. 주변에는 7천 미터 급 산이 가까이 멀리 즐비하고 강족박물관도 보인다. 조금 지나니 강물 따라 차마고도도..

여정(旅情) 2021.02.27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2일 오전/ 안개의 도시로 파스텔 톤 몽환적 분위기다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2일 오전 청솔고개 중국 현지 시간으로 01:20에 쓰촨성[四川省 사천성] 청뚜[成都 성도] 도착했다. 4시간 쯤 걸렸다. 현지가이드는 김ㄷㅊ님 김해김씨로 영변이 고향이고 부모가 김해와 인연이 있다고 했다. 단체비자, 여권 보관, 옷장 사용 금지 등을 당부했다. 가이드 치고는 솔직하고 친근감이 있어보였다. 아버지의 고령을 말하면서 내일 모니구 관광에 걱정을 했더니 약간 묘한 난색을 표한다. 좀 걱정이 된다. 고산증에 대비하는 약은 오늘 모니구 가다가 점심 식사 후 먹으면 된다고 했다. 내일 새벽 6시 30에 5층에서 식사를 하고 오전 8시에 짐 준비해서 출발한다고 했다. 이어서 방 번호와 방 열쇄를 잘 챙기라고 당부한다. 다음은 가이드의 당부..

여정(旅情) 2021.02.27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1일/ 아버지는 출발하실 때부터 기대와 흥분된 표정을 살짝 감추지 못하신다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동행기, 제1일 청솔고개 오늘은 우리 3대(三代)의 중국 주자이거우[九寨溝 구채구] 여행 첫날이다. 나는 이 여행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많은 고심을 했다. 여행사와 막상 계약을 성사하려고 하니 먼저 아버지가 88세 고령이어서 고산 지대인 구채구 여행에 적응을 잘 하실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9순에 가까운 아버지를 모시고 가는데 괜찮을까 하고 여행사에 문의해 봤더니 그들도 책임지기 싫어하는지 아주 애매하게 답변한다. 그래서 다음 후보지로 역시 중국 윈난성 쿤밍이나 정주 태항산 등을 알아보았더니 급히 정하다 보니 일시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아버지 찾아뵙고 지금 가려고 하는 여행지가 거의 3천 미터보다 높은 지역이라 여행사에서도 약간 우려를 ..

여정(旅情) 2021.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