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旅情) 144

윈난[운남, 云南]의 산채에 걸린 구름, 샹그릴라[香格里拉] 방랑기 2, '위롱쉐 산'(옥룡설산, 玉龙雪山)/가다가 못 가면 눈 더미를 피해 바위틈에라도 묵으며 설산 고행을 통한 깨달음도 구해보..

윈난[운남, 云南]의 산채에 걸린 구름, 샹그릴라[香格里拉] 방랑기 2, '위롱쉐 산'(옥룡설산, 玉龙雪山) 청솔고개 새벽 3시 30분에 휴대폰 모닝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샌 적은 최근에 없었다. 몸도 마음도 무겁다. 휴대폰에서 모차르트 곡을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추구해 본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이게 최선의 방책일 뿐. 4시 50분까지 호텔 앞에서 아침도 못 먹고 빵 봉지 하나 얻어서 컴컴한 호텔 로비를 거쳐 버스에 올랐다. 다시 성도 공항으로 갔다. 새벽 7시 발 여강행 국내선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다. 그래도 좀 덜 지루한 탑승 수속이 계속된다. 흰죽이 포함된 빵 위주의 기내식도 제공되었다. 여강으로 다가갈수록 높은 산악지형이 아침햇살에 드러난다. 난생 처음 보는 신비로운 산악의 ..

여정(旅情) 2021.01.22

윈난[운남, 云南]의 산채에 걸린 구름, 샹그릴라[香格里拉] 방랑기 1, 떠남/마음의 낙원 샹그릴라를 향해

윈난[운남, 云南]의 산채에 걸린 구름, 샹그릴라[香格里拉] 방랑기 1, 떠남 청솔고개 내일은 ㅊㅅ 내외와 같이 여강 샹그릴라 여행 출발일, 마음이 자꾸 조여 온다. 더 무거워 온다. 이번엔 정말 더 독한 덫에 걸린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어떻게 이 덫에서 헤어날 수 있을 건가? 이런 장미의 가시가 주는 고통을 어찌 덜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래도 아내와 같이 준비하고 여행에 대한 대화를 나누니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둘째 혼자 있는 거, 잘 보살펴 주고 가야 할 것 같은 어미와 아비의 심경 아니겠는가. 가방도 챙기고 이것저것 준비하니 마음이 그래도 좀 밝아진다. 오전 11시 반이 지나 약속한 대로 동생 만나서 같이 병원 갔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하고 떠날 것 같아 동생 통해서라도 안..

여정(旅情) 2021.01.21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4일/깊은 삼림지대를 벗어나 들판으로 나오니 파릇한 풀들이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데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4일 청솔고개 지금은 새벽 5시. 오늘은 귀환하는 날. 새벽 3시에 1학년 학생의 급성 편도선염 소동으로 모두들 잠을 설치었소. 히타 시까지 두 분의 선생님과 가이드가 같이 학생을 병원으로 후송해서 응급조치를 끝냈는데 여행 중 일행 중 누구라도 이렇게 병에라도 걸리면 참으로 난감한 지경에 빠질 것이라는 걸 실감했소. 그런데 이 마을의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있다는 오십 줄에 들어 보이는, 이장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새벽 3시인데도 걱정이 되어서 숙소를 방문하였소. 책임 정신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어서 소개하는 바요. 일단은 비상사태라 3시에 모두들 기상했다가 다시 5시에 취침했소. 6시 45분에 기상하여 아침 식사를 마치고 떠날 짐을 꾸리었소. 엊저녁 위..

여정(旅情) 2021.01.16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3일 후편/일본인들의 대표적인 가치관으로 다테마에[建前]와 혼네[本音]를 지적하는 걸 자주 들었는데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3일 후편 청솔고개 9시 50분경. 다카시카 지장존을 모신 신사 겸 절집을 찾았는데 평일이지만 많은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있소. 신사와 사찰의 혼융, 가장 일본적인 것을 느낄 수 있겠다 싶어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보았는데 한결같은 진지함, 간절함이었소. 처음에는 다소 황당함마저 느꼈으나 이러한 행위가 가장 일본적인 것이고 또한 그들의 속내라 생각하니 다소 섬뜩함마저 느낄 수 있을 것 같소. 자기의 원(願)을 나이만큼 정성스레 종이에다 적어서 붙여 놓고 1엔짜리 동전을 놓고 징을 치고 지장보살의 얼굴이며 몸을 만지는 의식이며 향불의식 등 일본의 민속과 종교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었소. 향연을 손으로 감싸 안듯 모아서 머리를 씻는 듯한 경건한 모습에서 그들의 소박한..

여정(旅情) 2021.01.15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3일 전편/ 게이샤 고마코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잔영 창백한 청년 시마무라의 얼굴에 겹쳐지는 그 인상 깊은 장면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3일 전편, "알프스의 산록은 아니지만 젊은 날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방랑했던 또 하나의 골드문트가 되어보니 이렇게 이제 내 머리에도 저 산자락처럼 눈발이 희끗희끗 내려앉기 시작하오." 청솔고개 새벽 4시, 술이 깨이면서 잠도 깨이고 그래서 이렇게 당신 길원화로 향하는 장문의 기행 서한을 쓰게 되는가 보오. 모두들 잠든 바람에 옆의 화장실 불빛에 의지해서 일본 방문 첫날을 기록할 수 있었소. 7시까지 세수, 샤워를 하고 식사 후 동계중학교로 출발하였소. 그곳 학교장으로부터 간단한 학교 소개를 받은 후 복도를 지나면서 학교를 둘러보았소. 시설이 새롭다기보다는 무척 근검절약하고 실속 위주의 학교 운영을 엿볼 수 있었소. 11시에 학교에서 베푸는 환영 행사에 앞서 아마가세쵸의 ..

여정(旅情) 2021.01.14

길 나그네의 吉圓華를 향한 제3신,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삼나무 숲이 울창한 오이타껜[大分縣, 대분현] 아마가세쵸[天瀨町]로 향했소

길 나그네의 吉圓華를 향한 제3신,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청솔고개 나는 지금 “청솔고개, 나 드디어 일본열도에 상륙하다!” 고고(呱呱)의 성(聲)을 터뜨리고 있소. 입국 수속을 마치니 거의 10시가 되었소. 참으로 “여행은 인내를 연단(鍛鍊)한다.”는 말이 실감나오. 오이타껜 아마가세쵸 교육장 일행과 현지 여행사 가이드가 세 시간 전부터 우리 일행을 마중하기 위해서 기다렸다는데 우선 그들의 철저함과 친절함에 혀가 내 둘릴 지경이오. 간단한 환영행사를 마치고 버스로 세계적인 온천지인 벳푸[別部]로 향했소. 나카츠, 우사시 등 이름도 생소한 마을을 지나 벳푸에 도착하니 낮 12시 30분. 도시 전체에 온천수가 솟아나와 허연 김이 짙은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곳이었소. 바닷가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안남미..

여정(旅情) 2021.01.13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2신/ 페리호 객실은 천태만상의 인간군들의 모습이 삶의 한 축소판 같았소

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2신 청솔고개 잠 들다가 객실이 너무 흔들리고 더워서 갑판위로 올라갔더니만 천기 분간할 수 없는 칠흑의 밤은 지나가고 새벽이 밝아 오고 있소. 한밤의 현해탄[玄海灘, 일본식 용어, 우리말은 대한해협(大韓海峽)이지만 나는 왠지 현해탄이 좋소)의 호호막막(浩浩漠漠)함을 느끼고 싶었지만 그래도 잠들지 않고 멀미하면 여행 전체의 일정에 무리가 있다 싶어서 아쉬움을 접어두고 잠들 수밖에 없었는데 간밤에 그 현해탄을 거침없이 넘어버렸다고 하니 그 칠흑의 밤바다의 파도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 내내 미련으로 남소. 정말 나는 이렇게 눈요기, 귀요기, 볼 것, 들을 것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은 사람인가 보오. 그래 언제 다시 내가 이 길을 오갈 것인가 하면 새로 보는 것. 그리고 이 시..

여정(旅情) 2021.01.12

吉圓華 그대 보오-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1신/객실로 들어와서 2등실 벤치 탁자 위에서

吉圓華 그대 보오-후쿠오카 홈스테이 교류 방문기, 제1신 청솔고개 지금 22일 오후 일곱 시경, 나는 부관 페리호 선상에서 식사를 하고 배가 출항하기만 기다리고 있소. 식사 후 부산항의 야경을 보러 뱃전에 나갔더니만 밤바람이 제법 차오. 국제 여객선 타는 것은 생전에 처음. 여객기보다는 말할 수 없이 시간과 공간의 여유가 있소. 1만 톤급의 페리호도 제법 괜찮소. 부산의 야경은 우리가 다녀온 싱가포르의 야경에는 못 미치더라도 그런대로 볼만하오. 오늘 오후 4시부터 김치봉지 김 등으로 바리바리 옮겨 실으면서 대 장정에 들어간 방문 교류 단은 모두들 약간의 흥분상태와 불안감이 스치는 얼굴이오. 파도가 높다는 말도 있고 해서, 5:30 승선, 객실을 찾아 짐 정리, 6:30 김치찌개 메뉴의 정식 식사, 그런대..

여정(旅情) 2021.01.11

아름다웠던 여행에 대한 추억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한낮 남국(南國)의 적도에서 직사로 내리쬐는 양광(陽光)에 그지없이 새빨갛고 샛노래서 오히려 현란한 광휘(光輝)를 더욱 뽐내는 꽃과 잎..

아름다웠던 여행에 대한 추억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 청솔고개 2001년 겨울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여행길이 생각난다. 1999년도 여름, 행선지를 국내 어디라고 둘러대고 몰래 북경 여행하고 왔다가 우리 아이들에게 치른 대가가 바로 우리들의 국외 가족 여행 1호, 태국 행이었고 제2호가 바로 이 세 나라 행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원성에 대한 입막음으로 시작했었고, 나중에는 이렇게 집을 온통 며칠 동안 비워버리고 솔가(率家)해서 떠나는 것도 얼마나 멋진 일이냐 싶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반 강요하듯이 같이 떠나자고 했었다. 우리 집 새 식구인 복실이와 순돌이는 애견호텔에 위탁하였었는데 갔다 와서 보니 스트레스로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미 동부-캐나다, 뉴질랜드-호주, 영국-프랑..

여정(旅情) 2021.01.10

윈난 성 쿤밍[昆明] 여행길 여섯째 날/여행객이 귀환 도착지에서 이 짐을 찾으려고 기다리면 바로 엄혹(嚴酷)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을 실감한다. 그리고 동행한 언뜻 스쳐간 모든 인연들..

윈난 성 쿤밍[昆明] 여행길 청솔고개 여섯째 마지막 날 2017. 12. 23. 토. 맑음 어제 오후 5시 5분에 출발한 항공기가 11시 30분에 인천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여행길에서는 늘 한껏 가득 낭만을 담고 실어 나르고 맡기던 짐이었지만, 여행객이 귀환 도착지에서 이 짐을 찾으려고 기다리면 바로 엄혹(嚴酷)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을 실감한다. 그리고 동행한 언뜻 스쳐간 모든 인연들과도 결별이다. 다시 일상으로 귀환. 그런데 그 짐이 내건 바로 나왔지만 동행친구 것이 거의 맨 나중에 나오다 시피해서 많이 기다렸다. 이래서 또 추억 한 장이 접어지는 것인가. 떠나올 때 예약한 밤 11시 30분 버스를 10시 40분으로 당겨서 탔다. 이제 버스 간, 속은 그냥 어둠이다. 일상으로 현실로 환원한 현..

여정(旅情) 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