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이어진 길 청솔고개 새벽 5시에 기상. 여행 중에는 늘 식사 시작 두 시간 전에 깨야 안심이 된다. 이 호텔 객실이 1,200 여개 된다는 말 그대로 미로 같기도 하고 달팽이 속 같기도 하다. 내부 통로를 이용하는 게 참 어렵다. 모두들 식사하러 왔다 갔다 하는 데 헤맨다. 호텔 아침 식사는 늘 멀리 떠나는 여행자의 설렘이 배여 있다. 날이 어제와는 달리 아주 청명하다. 대신 좀 쌀쌀하다. 어제 비 온 뒤라서 그런 것 같다. 긴 소매 티셔츠나 남방셔츠가 필요하다. 길가 민들레꽃밭의 민들레가 더욱 샛노래 보인다. 네바 강의 물빛은 그냥 청록 빛으로 넘실댄다. 먼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네바 강의 강폭이 가장 넓어지는 하구의 삼각주 지대에 있는 토끼들이 뛰 놀던 늪지대에 축주한 요새다. 표트르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