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旅情) 144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넷째 날 오후, 다섯째 날, 복파산(伏波山), 독수봉(獨秀峰), 돌아옴/태극의 S를 옆으로 놓아서 제도나 조각을 해도 그렇게 정확하게 못할 정도로 다듬..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넷째 날 오후, 다섯째 날, 복파산(伏波山), 독수봉(獨秀峰), 돌아옴 청솔고개 드디어 동굴을 나오니 바로 선착장이다. 가마우지를 훈련시켜서 강의 고기를 잡아 올리는 풍물이 특이하였다. 드디어 유람선에 올랐다. 우리들은 선실에서 모두 나와서 갑판 위에 올랐다. 배는 작고 소박한 규모이지만 갑판 위에도 포장을 쳐서 제법 격에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겨울이었지만 강바람은 쌀쌀하기보다 오히려 시원할 지경이었다. 아열대 지역이라서 강변이나 산봉우리에 좀 바래지기는 하였지만 녹청색 식물들이 겨울 리지앙[璃, 漓江] 유람의 쓸쓸함을 다소나마 가시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일급수라는 설명대로 강물 빛이 중국에 와서 본 것 중 가장 맑았다.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기를 한..

여정(旅情) 2021.02.13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넷째 날 오전, 구이린[桂林], 관암(冠岩)동굴/‘계림산수천하지미예’(桂林山水天下之美藝), 남방의 연꽃이나 난의 잎처럼 생긴 봉우리들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넷째 날 오전, 관암(冠岩)동굴 청솔고개 중국 남서부 여행은 서서히 아쉬운 종반으로 치닫는다. 가는 곳마다 다소 희한한 사건, 사고(?)가 기다리는 여행이라서 더욱 아련한 아쉬움이 남는가. 그러나 아직 우리 내외를 기다리고 있는 마지막 사고가 있을 줄은 몰랐었다. 새벽 4시 조금 지나서부터 아내가 먼저 일어나 샤워를 하고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감는데 갑자기 안정기가 탈난 듯 정전이라는 돌발 사태가 발생하였다. 나는 그 때 샤워를 막 하기 시작했다. 온 몸에 비누칠을 하고 물을 끼얹으려 하는데 불이 가버렸으니 정녕 낭패로다. 대충 짐작으로 몸을 헹궈내고 우선 객실의 문을 열어 복도의 불빛이 들어오게 한 다음 맞은편 G2님 방에 염치불고하고 쳐들어갔다. 아내는 하..

여정(旅情) 2021.02.12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셋째 날 오후/ ‘구이린[계림,桂林]’의 계수(桂樹)나무, 아득한 이국정취가 계수나무의 향보다 더욱 나를 미치게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셋째 날 오후/ "숙소로 향하는 좌우 산의 윤곽들이 벌써 구이린[계림, 桂林]의 특이한 풍광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주 몽환적이었다. 늦가을 날씨처럼 선선한 기운에 어디선가 계수나무의 향내가 풍겨오는 것 같았다. " 청솔고개 다음은 쑤저우 전당강(錢塘江)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육화탑(六和塔)을 둘러보고 서둘러 상하이로 향발했다. 여기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강은 음력 8월 18일 전후해서 바닷물이 나팔모양으로 역류해서 파도를 이루는데 높이가 8m나 되는 것으로 유명하단다. 항저우를 떠나면서 서호를 일군 소동파나 백거이 등 중국 역대 최고의 시인들의 행적을 좀 더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에 자꾸만 멀어져가는 이 고도에 눈길을 떼지 못하였었다. 그리고는 ..

여정(旅情) 2021.02.11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셋째 날 오전, 서호(西湖), 영은사(靈隱寺)/미끄러지듯 떠가는 유람선 선수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호안과 멀리 희미하게 윤곽만 남아 있는 연봉을 바..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셋째 날 오전, 서호(西湖), 영은사(靈隱寺) 청솔고개 아침부터 무척 서두른다. 왜냐하면 오늘 항저우 관광을 마치고 다시 버스로 상하이 공항으로 가서 구이린 가는 항공편에 탑승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엊저녁에 벌써 모닝콜 06:30, 아침식사 07:00부터이고 출발 집합은 07:40분으로 통보해 준다. 정말 강행군이다. 피로를 호소할 겨를도 없이 눈 비비고 일어나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서둘러 모여서 출발했다. 20분 정도 가니 서호가 나왔다. 맑은 날의 서호보다 비 오는 서호가, 비 오는 서호보다 안개 낀 서호가, 안개 낀 서호보다는 밤의 서호가 더 아름답다고 했는데 지금은 안개 낀 서호니 두 번째로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으려나. 가이드의 항저우와 서호에..

여정(旅情) 2021.02.10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둘째 날 오후, 호구산(虎丘山), 소주에서 항주까지 가는 길/끝없이 이어지는 운하와 물을 채워놓은 논 같은 것이 이국의 풍정으로 나의 눈을 사로잡..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둘째 날 오후, 호구산(虎丘山), 소주에서 항주까지 청솔고개 다음은 호구산(虎丘山), 호랑이의 언덕이란 뜻이다. 원 이름은 해용산(海涌山). 호랑이가 웅크려 앉아 있는 모습과 비슷하대서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했다. 이 강남 지역은 산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데 이 호구가 제법 큰 산 축에 속한다나. 호구(虎丘)는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476년) 말기에서부터 유래한다. 그러니 여기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니 오월동주(吳越同舟) 등의 고사(故事)의 고향인 셈이다. ‘와신상담 (臥薪嘗膽)’, 이 고사의 의미는 다 알려져 있다시피 ‘섶에 누워 쓸개를 씹는다.’라는 뜻으로 원수를 갚고자 고생을 참고 견딤을 비유하는 말이다. 오(吳)나라 왕 부차(夫差)에게 패해 ..

여정(旅情) 2021.02.09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둘째 날 오전, 소주[蘇州쑤저우], 한산사(寒山寺), 풍교(楓橋), 졸정원[拙庭(政)園주오정위안]/오로지 풍교(楓橋) 아래 어선들의 불빛과 한산사의 종..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둘째 날 오전, 소주[蘇州쑤저우], 한산사(寒山寺), 풍교(楓橋), 졸정원[拙庭(政)園주오정위안] 청솔고개 소주[蘇州쑤저우]의 아침은 06:30분 모닝콜로 시작되었다. 아내가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끝에서 2번째로 늦게 모일 수 있었다. 아침 식사는 07:20부터이고 출발은 08:00인데 20분쯤 늦게 출발한 셈. 가이드의 설명이 벌써 시작되었다. 소주[蘇州쑤저우]는 강소성 남부의 양자강 삼각주 평원에 자리 잡고 있다.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는 이곳은, 「동방견문록」으로 유명한 마르코 폴로가 17년 동안 체류하면서 비로소 서양에 알려졌다고 했다. 청 건륭제 때 공사를 완성하여 1,870km나 늘어진 운하로 이어진 도시라서 서남쪽으로는 태호, 북쪽으로 양자강과 접해..

여정(旅情) 2021.02.08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첫날 오후, 야상해(夜上海), 외탄(外灘)/여행의 주된 목적은 ‘다름’을 확인하고 ‘다름’을 낯설어하고 ‘다름’을 즐기려는 것인 바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첫날 오후, 야상해(夜上海), 외탄(外灘) 청솔고개 다음 코스로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인 홍구공원은 시간이 늦어서 답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노신공원(魯迅公園)이라고도 불리는 이 공원 안에는 그 유명한 소설 ‘아큐정전’(阿Q正傳)의 작가이며 중국의 근대 지식인이며 선각자 노신의 묘와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안에는 작가의 필체가 담긴 원고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무덤에는 마오쩌둥이 직접 쓴 '魯迅先生之墓(노신 선생의 묘)'라는 글자가 있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으로 기억되는 곳으로, 최근에 윤의사의 항거를 기념하는 기념탑과 매정(梅亭 : 메이팅)이란 이름의 정자가 세워져 있고, '윤봉길 의거현장'이라고 새겨진 초라하고 작..

여정(旅情) 2021.02.07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첫날 오전, ‘상하이, 상해임시정부청사’/풍운만리 이역에서 이 까마득한 후손은 선열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현재의 조국 대한민국의 실체를 실..

풍진만리(風塵萬里), 중국 남부 여행 기록, 첫날 오전, ‘상하이, 상해임시정부청사’ 청솔고개 중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 째, 1999년 베이징(北京) 여행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마냥 궁금하기도 하고 또 한 나라를 두 차례 방문하는 것은 내게 새로운 여행 방문 기록이 되는 것도 다소 새로운 느낌과 기대가 앞선다. 8:30. 우리 집 앞에서 의 전세 버스에 올랐다. 이미 재직학교 동료교원이 차례로 모두 탑승하니 9:00 정각. 김해 비행장으로 향발해서 도착하니 12:00. 도중 통도사 뒷산 영취산의 겨울 연봉이 오랜만이어서 참 반갑다. 희끗희끗 눈 덮인 산세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김해 국제공항 구내식당에서 식사들을 드시면서 조금은 여행의 흥겨움과 기대감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듯 했다. 이어서 ..

여정(旅情) 2021.02.06

앙코르와트와 하롱베이 여행기 5, ‘호치민 기념 광장’ /3모작 논이 끝없이 이어진 베트남 농촌 풍경은 꼭 우리나라 70년대 4월말 고향 농촌 모습 그대로였다

앙코르와트와 하롱베이 여행기 5, ‘호치민 기념 광장’ 청솔고개 새벽 6시 15분에 몸무게를 다니 61.0kg, 하루 동안 설사로 무섭게 빠졌다. 몇 차례 설사가 참 무섭다. 하루 사이에 3kg이나 줄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창문을 통해서 본 하롱베이의 아득한 풍정. 운무에 가린 섬들은 신비한 기운을 머금고 있다. 마치 승천하는 용의 기운을 품고 있다. 용(龍)이 저 운무 속에 잠겨 있다. 벌써 마음 바쁜 여행객들은 호텔 앞 주차장을 서성거리고 있다. 아침햇살이 빛났으면 참 좋으련만. 더 멋있겠는데 용이 되려니 비와 구름, 안개를 거느려야 하는 법이리라. 어제는 하루 종일 신선(神仙)과 선녀(仙女)들이 되었었다. 풍광(風光), 가무(歌舞), 음곡(吟曲)으로 용과 벗했으니 말이다. 대취(大醉)도 하고..

여정(旅情) 2021.02.05

앙코르와트와 하롱베이 여행기 4, ‘하롱베이(Halong Bay)’/가늘고 굵은 것이 마치 여명의 실루엣이나 달밤의 창에 비치는 그림자 같은 운치가 있다

앙코르와트와 하롱베이 여행기 4, ‘하롱베이(Halong Bay)’                                                                          청솔고개   하롱베이(Halong Bay)의 아침이 밝아온다. 기대가 크다. 오랜만에 체중을 쟀더니 64kg다. 설사가 계속된다. 지금 내게는 한 모금의 매실 액이 아쉽다. 미지근히 타서 한 두 모금만 하면 깨끗이 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엊저녁에 가이드가 사서 나눠 준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쓰고 내린다. 나무껍질로 만든 것 같은 이 모자는 세모꼴인데 내 어릴 적, 지난날 월남 주민들이 어깨에 물장군 같은 걸 메고 일을 할 때 익히 보았던 것이다. 직접 보았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월남전 보도 사진에 곁들인 ..

여정(旅情) 2021.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