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밭

그해의 농막일기 3(소파, 탁자 옮김, 농막으로 이사 준비, 2012. 3. 5.~2012. 3. 9.)

청솔고개 2022. 3. 18. 20:56

                                                                                                                            청솔고개

2012. 3. 5. 월. 비

   ㅈㅂ아재한테 이번 토요일에 이사를 할 터이니 마무리 준비 좀 해 달라고 했다.  고향 모임에서 8월 1일부터 5일까지 중국 황산까지 동갑계 회갑 여행 계획을 확정지었다. 입김이 끼어 차창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깜깜하다. 천천히 몰고 갔다. 큰집에 들어서려는데 갑자기 속에서 뭔가가 뭉클 솟아오른다.

   어머니께서는 누워계시고 아버지는 잠옷차림으로 주무시려고 한다. 여전히 반가이 맞아 주신다. 죄송하고 고마우시다. 이번 주 토요일 이사한다고 동생 농막 이사 일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드렸더니만 반색하신다. 어머니께서도 무척 궁금해 하시고 한 번 가보고 싶어 하신다. 일단 이사를 단행하고 구체적으로 파종할 것도 말씀드렸다. 동생도 간절히 바라는 바라고 말씀하셨다. 그래, 이거다. 내가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다. 동생을 만나 3월 8일 목요일 12시 반까지 큰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2012. 3. 7. 수. 갬

   새벽에 일어나 보니 빗소리가 그쳐 있다. 아침에 시간이 좀 있어 우리 집 2층에 올라가서 헌 매트리스, 소파, 요 등을 햇빛에 좀 말리려고 가지고 내려왔다. 농막에 옮겨서 사용하면 안성맞춤 같았다. 마당과 베란다, 2층 계단에 걸쳐 놓고 거풍과 햇빛 소독이 되도록 했다.

   동생아! 내가 무너지면 안 되지. 내가 있어야 너를 조금이라도 보살펴 줄 거 아니야!’ 힘든 가운데에도 주말마다 씨 뿌리고 닭과 개 키우며 동생이 기운을 차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힘을 잃지 않으려 한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하소하니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 눈자위가 젖어오는 것 같다.

 

2012. 3. 8. 목. 맑음

   소파와 탁자를 농막에 옮겨 놓았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해 놓는 게 좋을 것 같아서였다. 이렇게 하면 내 마음이 조금은 안정이 된다. 농협하나로마트에 가서 이사에 필요한 것들 몇 가지 구입했다.

2012. 3. 9. 금. 맑음

   봄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추워진다. 내일 동생과 농막 이사 때문에 마음이 분주해진다.    2022.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