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2019.5.26. 아버지 병원 가는데 절친 친구 ㄱㅁ하고 11시 반에 친구 차로 우리 집에서 출발하기로 약속했다. 고맙고 미안하다. 도착해 보니 아버지는 기분과 상태가 약간 저조해지신 듯 했다. 아버지가 자꾸 호흡이 다소 불편하심을 호소하신다. 일단 지켜보도록 하면서 간호사한테도 이야기는 해 놓았다. 점심 챙겨드리고 1시 지나 우리도 식사하자면서 나왔다. 친구와 중국집에서 해물덮밥을 시켜서 배갈 한 잔도 곁들여서 여행, 시사 등 모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막 일어서 나오려는데 간호사실에서 전화 와서 아버지가 호흡 통증을 또 호소하는데 한 번 들어와 보라고 한다. 다시 병원으로 들어왔다. 일단 담당 의사가 처처는 했는데 아버지는 처음 입원했을 때처럼 심한 호흡곤란 통증을 호소하신다. 급히 담당 의사가 와서 다시 관을 연결해서 폐에 찬 물을 뺐다. 600㎖정도 빼고 나니 좀 안정이 된다. 평온을 되찾으신다. 좀 있다가 담당의사가 나를 부른다. 그 절친 친구 ㄱㅁ도 같이 가서 들었다. 아버지의 병에 대한 자세한 치료 방안을 이야기 해준다. 대동맥 판막이 잘 안 열려서 생기는 판막 역류 증상이라고 했다. 그 부작용으로 물이 폐로 고이는 것으로 병명은 대동맥판막협착증이라 했다. 현재는 심장 기능이 떨어져 판막 역류현상이 나타나며 비교하면 폐암 3기나 위암 3기 정도의 병세라고 했다. 자료 사진도 같이 보여주면서 알아듣기 쉽도록 설명해 준다. 옛날 같으면 다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령이라 판막을 갈아주는 수술은 못하고 혈관에 구멍을 뚫어 판막을 갈아주는 시술은 가능하다고 한다. 이 시술 방식을 경피적 대동맥 치환술이라고 했다. 이 시술도 여기서는 해당과가 없어 안 되고 서울에는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의료원, 신촌세브란스 병원, 가톨릭대병원, 분당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정도 가능하고 대구에서는 영남대병원이 시술 경력이 가장 오래되었고, 동산의료원도 가능해 둘 다 권할 만하고 경북대 병원은 아직 경험이 많이 쌓이지 않아서 권할 만하지 않다고 했다. 부산 쪽은 부산 백병원 정도라고 했다. 이 증상은 그냥 두면 예후는 장담할 수 없고 시술하면 정상으로 되는데 1%정도 사망 부작용이 있고 15%정도 합병증이 예견되지만 지금은 일단 호흡곤란으로 인한 통증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총 시술비용은 2,500만원에서 3,000만원인데, 정부에서 일단 30%부담하고 또 소득 50%이하 군(총재산 5억 4천만 원 이하)에 속하면 혜택 받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 여러 가지 보조, 혜택을 감안하면 700만 원정도 예상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면담 설명 다 한 후 자료를 보더니 100%보훈은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담당의사 ㅊㄱㅇ 교수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지금 결정해야 하는 것은 첫째 충분한 설명 뒤 환자 본인의 동의 여부, 둘째, 부작용, 비용 등으로 인한 가족 간의 동의, 셋째, 시술 가능 병원 결정 후 시술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그냥 두면 1년 생존 장담이 힘들고 시술하면 5년 생존은 가능하다고 한다. 시술 시간은 최소 1시간 30분에서 최장 4시간 정도라고 한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병원이 한국에서 최다 시술 실적이 있다고 했다. 그 밖의 다른 병원도 하는 곳을 찾아보면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담당 의사한테 휴일인데 쉬지도 못하고 나와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아버지도 같은 뜻으로 인사하는 걸 잊지 않으신다.
아버지는 지금 감염수치도 높고 폐렴기운도 보이고, 간수치, 콩팥기능도 좋지 않다고 했다. 친구 ㄱㅁ가 끝까지 같이 들어주어 나로서는 판단에 도움이 되고 해서 더욱 고마웠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 결정할 수는 없으니 내일 아침 회진 때 면담하면서 통보하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내가 더 있어야 할 것 같고, 저녁 식사도 같이 못할 것 같으니 친구한테는 먼저 가라고 했다. 처음에는 내가 차도 없는데 같이 자기 차로 가자고 하더니만 내 형편이 그러니 그냥 혼자 간다고 했다. 나는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아버지는 바로 금식으로 들어가고 아버지 몫으로 나온 죽은 저녁 식사로 내가 먹었다. 내일까지는 시술여부를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일단 아내한테 문자 메시지로 상황을 간단히 전했다. 밤 11시 다 돼서 병원에서 나왔다. 걸어서 다리를 지나는데 시내 불빛이 비쳐온다. 좀 빨리 걸으면서 함께 하던 지난날 저녁 운동이 생각이 난다. 집까지 30분 남짓 걸린다. 생각보다 많이 안 걸린다. 하기야 집에서 그 다리 아래나 병원이나 거의 거리가 같으니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2022.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