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고 먼지 나는 곳에도 봄날은 간다 청솔고개 바람불고 먼지 나는 나의 고향 황토가 질펀하게 퍼져있고 빛나는 졸업장하나로 건너 마을 용이와 눈맞고 배맞아 떠나간 순이의 사연이 아직도 전설처럼 남아 있는 곳 바람불고 먼지 나는 그 곳에도 봄날은 간다 아직도 그곳은 사월 긴긴날 배가 접치는 궁기를 달래려 한달음에 달려가 뒷메 애장터 진분홍 참꽃 한 ⁰뽈때기 입에 우물우물 한손엔 참꽃 대궁이 꺾어서 ¹꽃방맹이 만들고 얼굴은 온통 보랏빛 꽃물로 치장하는데 바람불고 먼지나는 그곳에도 봄날은 간다 나는 생각했었지 단기 사이팔팔년 경오년 봄날 호열자는 창궐하여 거적을 싸서 아기들을 내다버린 곳 애장터 애들의 몸뚱이에서 선혈이 낭자히 흘러 이리 붉게 물들었노라고 우리들은 어린이의 울음소리가 피보다 더 낭자히 울려 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