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열 살 전후사(前後史) 5, 나의 안태(安胎)고향집 청솔고개 우리 집은 동네 공동 우물 옆에 있었다. 그래서 삽짝이 두 개나 되었다. 큰 ⁰삽짝은 사랑채 앞쪽 잿간과 ¹마닥 사이에 나 있었다. 굵고 굽은 나무 등걸로 테두리를 메우고 대나무와 싸리, 송판으로 엮어서 만든 그 삽짝을 여닫으려면 제법 큰 힘이 필요했었다. ²도장과 장독대 사이로 난 작은 삽짝은 바로 마을 공동우물과 통하게 되어 있었다. 이건 큰 삽짝보다 훨씬 작게 만들어졌다. 지게 지고 겨우 들어 올 수 있을 정도 너비다. 새벽에 가끔 오줌이 마려워 ³정낭으로 향할 때, 우물가에서는 두런두런하면서 가끔 ‘하하, 호호, 깔깔, 껄껄…….’ 웃음소리가 새벽 공기를 가른다. 아침밥을 짓기 위해 쌀 씻고 나물이나 채소, 푸성귀 헹구기 위해 모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