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時調) 봄길/ 마음은 봄길로 봄비는 바람 길로

청솔고개 2021. 4. 5. 03:08

봄길

                                  청솔고개

먼 산에 아지랑이 임의 입김 피어나니

단발머리 순이가 꽃구름에 너울너울

내 품을 적시던 한은 산골짝에 흘러흘러 

 

능갓골 애장 터에 순이 가슴 돌탑 쌓아

궁기로 긴긴 봄날 꽃방맹이 휘이휘이

참꽃은 섧게 이울고 연달래는 망울망울

 

연달래 치마폭이 봄바람에 하늘하늘

벌나비 찾아 들면 고목에도 꽃 피는데

가신님 우리 순이는 왜 아니 오시나요

 

마음은 봄길로 봄비는 바람 길로 

나붓이 젖어내려 내 머리칼 송알송알

뾰오얀 는개마저도 멀고먼 이산 저산

 

빗줄기 쳐다보니 무연히 서러워서

가신님 떠난 벗들 혼백으로 일렁일렁

아득히 구천 저편서 손 흔들며 오라 하네

                            2021.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