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詩) 다시 을숙도에서/갈잎은 이렇게 바스락거리며 또 뭐라고 또 속살거리고

청솔고개 2021. 2. 4. 00:40

다시 을숙도에서

 

청솔고개

 

그해겨울 한복판

울음 죽여

절망 삼키고

바람 맞으며

한 사람

서 있다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과연

극복할 수 있을까

갈잎은 이렇게 바스락거리며

또 뭐라고 또 속살거리고

그래서

가장 멀리서 봄이 오는 곳

 

파릇이 돋아나는

간니

유채 뿌리 새싹

물오른

햇잎 새

 

멧새들

탄식

숨소리

가슴 파고들어

그 곳

[1981. 2. 3.]

2021.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