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을숙도에서
청솔고개
그해겨울 한복판
울음 죽여
절망 삼키고
바람 맞으며
한 사람
서 있다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과연
극복할 수 있을까
갈잎은 이렇게 바스락거리며
또 뭐라고 또 속살거리고
그래서
가장 멀리서 봄이 오는 곳
파릇이 돋아나는
간니
유채 뿌리 새싹
물오른
햇잎 새
멧새들
탄식
숨소리
가슴 파고들어
그 곳
[1981. 2. 3.]
202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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