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청솔고개
먼 산에 아지랑이 임의 입김 피어나니
단발머리 순이가 꽃구름에 너울너울
내 품을 적시던 한은 산골짝에 흘러흘러
능갓골 애장 터에 순이 가슴 돌탑 쌓아
궁기로 긴긴 봄날 꽃방맹이 휘이휘이
참꽃은 섧게 이울고 연달래는 망울망울
연달래 치마폭이 봄바람에 하늘하늘
벌나비 찾아 들면 고목에도 꽃 피는데
가신님 우리 순이는 왜 아니 오시나요
마음은 봄길로 봄비는 바람 길로
나붓이 젖어내려 내 머리칼 송알송알
뾰오얀 는개마저도 멀고먼 이산 저산
빗줄기 쳐다보니 무연히 서러워서
가신님 떠난 벗들 혼백으로 일렁일렁
아득히 구천 저편서 손 흔들며 오라 하네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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