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의 나루터
청솔고개
내 나이 스물아홉
시절이 있었지
덧없이 떠도는 영혼이라
흐르고 또 흐르는 강물처럼
내 몸 어디
맡길 데 없어, 정말 없어
하룻밤 풋사랑처럼
고요한 한 나루터에 정박했었지
아내, 그대라는 나루터
그대의 숨결
그대의 미소
흘러가는 구름도 재우고
스쳐가는 바람도 잠재우고
한여름 밤 폭풍우도 숨 재우는데
그래서 아내
그대라는 나루터
어쩌다
실버들가지가
새벽안개에 묻히는 곳
하늘하늘 실버들
그대 허릿결에
내가
걸리었었는데
그대 하얀 얼굴로
낮달처럼
나를 쳐다본다
그대라는 나루터
세월 흐를수록
뜨거움
가없이
퍼져나가
그대 눈에서
아내라는 이름
나의 인연이여
[2013. 5. 봄 어느 날]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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