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詩) 그대, 나의 나루터/ 그대의 숨결 그대의 미소 흘러가는 구름도 재우고 스쳐가는 바람도 잠재우고

청솔고개 2021. 5. 31. 12:05

 

그대, 나의 나루터

                                    청솔고개

내 나이 스물아홉

시절이 있었지

덧없이 떠도는 영혼이라

흐르고 또 흐르는 강물처럼

내 몸 어디

맡길 데 없어, 정말 없어

하룻밤 풋사랑처럼

고요한 한 나루터에 정박했었지

아내, 그대라는 나루터

그대의 숨결

그대의 미소

흘러가는 구름도 재우고

스쳐가는 바람도 잠재우고

한여름 밤 폭풍우도 숨 재우는데

그래서 아내

그대라는 나루터

 

어쩌다

실버들가지가

새벽안개에 묻히는 곳

하늘하늘 실버들

그대 허릿결에

내가

걸리었었는데

그대 하얀 얼굴로

낮달처럼

나를 쳐다본다

그대라는 나루터

 

세월 흐를수록

뜨거움

가없이

퍼져나가

그대 눈에서

 

아내라는 이름

나의 인연이여

[2013. 5. 봄 어느 날]

2021.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