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2012. 11. 18. 일. 맑음.
아내와 같이 바로 간월산을 향했다. 산내입구 송선 못 건너 단석산의 낙엽송 군락지 단풍은 자못 현란하고 이국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참 좋아한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서 더 아름답고 곱다. 산내에서 언양 길은 늦가을로 가득 차 있었다. 문복산 단풍도 새로웠다. “언젠가 우리 친구 내외와 같이 오른 적이 있지. 2007년일 거야.”하고 아내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12시 조금 지나 배내 고개에 차를 주차하고 966미터 배내봉을 거쳐 간월산 정상까지의 산길은 늦가을 아름다운 능선 그대로다.
정상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좀 지난다. 이 시간 여기의 햇살은 참 따스했다. 간지러울 정도로 따끈따끈하여 땀이 잘 마를 것 같았다. 아래 간월재에는 억새 군락도 탐스럽다. 졸릴 듯한 포근함과 행복감이 전신을 엄습한다. 산위 길에는 벌써 얼음이 얼어 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세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었다. 뒤탈이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 참 조심해서 내려온다고 했는데도.
해거름의 영남 알프스 능선이 마치 ‘웅대한 공룡의 부드러운 움직임, 꿈틀거림 같다’고 아내가 묘사한다. 정말 멋진 표현이다.
아내가 원하고 좋아해서 언양 불고기 집을 애써 찾았는데 너무 손님이 많아서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오늘 고향 친구 4인방에서도 산행하자는 메시지가 왔지만 결국 아내와의 선약 때문에 그냥 뒤로 돌려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고 아쉽다. 20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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