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버지!

아버지 가시는 길 2

청솔고개 2022. 12. 9. 12:00

                                                                                                                     청솔고개

2022.8.23.화. 흐림, 1

   내가 병원 정형외과에서 지난 번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의 발바닥 저림과 나중에 나타난 어깨 회전근개 벌어짐에 대한 도수치료 받고 있는 도중에 4층 수간호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전 아버지 주치의였던 내과과장을 바꾸어서 주었다. 그 주치의로부터 더 자세한 아버지 용태를 들었다.

   내과과장의 소견, “환자의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어제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 있었지만 오늘은 반응이 많이 떨어졌다. 이로 봐서 의식 수준도 아주 저하되었다. 이게 큰 문제는 안 될 수도 있지만 초고령인 분들은 이러다가 갑자기 잘못되는 수도 있다. 나는 옆에서 내과적으로 도움을 줘야 할 입장이다. 빈혈 수치가 아주 낮은 상태에서 오늘 2봉 맞아도 1~1.5정도 상승에 불과하고, 이어서 10봉지 이상 맞아야 7~8유지될 수도 있다. 빈혈수치가 너무 낮아 문제가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보호자 측에서 아버지 전원(轉院)은 안 할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환자의 손이 많이 부어서 혈관 찾기도 무척 어렵다. 굵은 수혈바늘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도 수혈문제가 있다.”

   나의 의견, '오늘 오랜만에 일단 수혈을 하게 되니 지켜보고 진행하자. 전원(轉院) 하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알고 있고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 작년, 재작년에도 두 차례나 더 큰 병원에 입원해서 수혈 치료 7~10일 정도하면서 헤모글로빈 수치 하락의 근본 원인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당시 응급실에서 최소 7시간, 최장 10시간 체류하는 등, 입·퇴원 과정에서 수속과 검사 등으로 환자의 스트레스와 고생만 더 심하게 하게 했다. 응급실에서 아버지 같은 초고령 환자의 처치는 항상 뒷전이었다. 나의 세 번 정도 심한 어필 끝에 새벽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임시 병실을 배정받았다. 그것도 마지막에는 내가 난동에 가까운 고성과 삿대질로 항의했기 때문에 받아들여진 조처였다. 그러지 않았으면 24시간도 그대로 방치되다시피 했을 것이다. 작년 대장, 위장 등 내장 내시경 검사도 고령의 심한 기력 저하 상태라 속을 제대로 비울 수가 없어서 하긴 했지만 깔끔하게 할 수 없었다. 그 결과를 명확히 판독하지 못했다고 담당의사가 내게 직접 말해주었다. 지난 8월 2일에도 인근 유명 대학병원으로 상급병원 혈액종양내과 진료 결과를 통해서 볼 때 확실한 원인 파악은 골수검사 외는 없다고 했다. 담당의사는 환자의 경우 골수검사를 통한 골수이식 방식이 있는데 이는 초고령환자에게 적용하기에는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서 크게 권유하지는 않지만 굳이 가족들이 원한다면 할 수는 있다고 했다. 그 의사도 현재로서는 지속적인 수혈 외는 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고 했다.'    2022.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