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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의 마지막 밤길을 걷다

청솔고개 2024. 12. 29. 00:10

   청솔고개

   2024. 1. 21.

   11시 마시지 서둘러 갔더니 오늘은 바로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처음 받아보는 마사지사한테 시원하게 잘 받았다. 나오면서 마사지직원에게 내일 떠나기 때문에 이제는 다시 올 수 없다 싶어서 그 아쉬움을 라오스 말로 엄지척하면서 고맙다는 표현으로 , 폽 깐마이. 쏙디하니 대단히 좋아한다. 오늘 마지막으로 잘 받았다,

   1시에 할머니 제사를 약식으로 올렸다. 그래도 지방 대신 영정은 내 폰에 입력 돼 있는 할머니 사진으로 대신하고, 준비한 축문은 빠뜨리지 않았다. 점심은 차린 빵과 과일 음복하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아이한테 할머니 추억담과 당시 전통 장례식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신기해한다.

   4시에 혼자서 나왔다. 날씨가 아주 많이 선선해졌다. 미리 준비해 둔 지도로 호 프라 케우 사원, 씨 므왕 사원을 둘러보았다. 씨 므왕 사원은 그 위치를 지척에다 두고 엉뚱하게 헤매다가 겨우 찾았다. 전번에 보았던 묘하게 탑처럼 생긴 사원의 이름을 구글지도로 확인해 보니 잘 나온다. ‘Vientiane City Pillar (Hor Lak Muang)’도시의 기둥 사원으로 설명돼 있다. Pillar가 기둥이라는 뜻임을 알게 됐다. 이제야 밀린 숙제를 다한 기분이 된다.

   돌아오면서 복기하듯이 나이스마사지, 도가니쌀국수집, 넴느엉식당 등을 다 들렀다. 사진도 다시 찍었다. 14일이나 있으면서 눈에 익숙해진 만큼 마음에도 많이 남아 있던 곳이다.

   7시에 함께 근처 KOKI 식당에 가서 삼겹살 4인분 800그람과 참소주 한 병을 시켜서 먹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그 퀄리티가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아이가 평가한다. 오늘은 비엔티안의 마지막 밤, 조금은 아쉬움이 남아서 아내와 둘이 손을 잡고 강둑 상류 쪽으로 한참 올라가 보았다.

   강변에는 맥주 등 주점과 식당이 즐비했었다. 금발의 서양 아가씨와 배불뚝이 서양 중년들, 머리를 배코를 치듯 반질반질한 서양인들이 더 많은 듯하다. 그래서 여기는 특별한 국제적 감각이 발달한 곳 같다. 곳곳이 템포가 빠르고 어딘지 모르게 그 멜로디가 우리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라오스가요가 흘러나온다. 가이드북에 소개해 놓은 게 바로 여기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 멀리 강 건너 태국의 불빛이 오늘따라 더 선연해 보인다.

  비엔티안의 마지막 밤, 아까 서녘 하늘을 보았더니 내가 처음 온 그때보다 달이 제법 커진다. 그 동안 익숙해져서 정이 든, 이름마저 순박해 보이는 이 리버사이드 호텔(RIVERSIDE HOTEL)도 이밤이 마지막이다.            2024.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