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기워 손질한 한 벌 옷
한 사람의 생애가 마냥 잘 지어진 비단 옷만은 아닙니다. 내 옷은 투박한 실밥이 보이는 꼬질꼬질 때 묻은 무명 두루마기입니다. 내 생애의 옷은 누덕누덕 헤지고 때 묻어 있습니다. 이런 나의 옷을 이제라도 빨아서 말리고, 떨어지고 헤진 곳은 누비고 호고 감침질도 잘 해야 하겠지요. 잘 기워 입어야 하겠지요. 그렇듯이 여기 이 청솔고개의 한 생애를 잘 기워 나가겠습니다. 이 청솔고개는 잘 기워 손질한 한 벌 옷을 입고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