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와 가재 청솔고개 고사리. 이것은 원래 구황 나물이었다. 이른 봄 선인들이 먹을 게 부족해서 막 돋아오는 새순을 잘라서 풋것은 독성이 있으므로 데치고 헹구고 말려서 무쳐서 먹는 푸성귀다. 그 섭생 과정이 좀 복잡하고 까다로운 편이다. 그런데 이게 어지간한 집중력을 가지고는 잘 찾아지지 않는다. 처음 돋아날 때 그 색깔이 마른 억새나 풀, 흙색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생존을 위한 보호색을 기막히게 띠고 있다. 또 고사리 뜯는 앞사람이 지나간 바로 뒤따라가도 또 나 있다고 한다. 한창 땅에서 솟아날 때는 분초를 다투어 돋아 오를 정도로 기운이 왕성하다는 뜻이다. 또 초집중해서 보아야 보인다는 것을 다소 과장해서 표현한 거다. 그 동안 몇 차례나 이맘때부터 고사리 뜯으러 가서 겪은 희한한 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