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소유 4 청솔고개 피아노가 놓여 있는 남쪽 방은 아버지의 힐링장소이다. 25년 전 퇴직 직후, 아버지는 한때 2년 동안인가 통도사 부설 불교 대학에 입학하셔서 법사 공부를 열정적으로 하셨다. 수료하실 때는 웬만한 염불 독경은 능숙하게 염송하시는 걸 한 번씩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수료식 때 법사복장을 하고 찍은 사진이 대형 액자 속에 담겨져 이 방의 벽에 걸려 있고 법사 복장도 바로 옆에 잘 걸려 있다. 그 옆에는 해마다 추념식 때 받은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새겨진 ‘현충일, 추모’의 리본도 하나도 버리지 않으시고 고이 모아서 걸어 놓으셨다. 아버지의 평생 염원을 헤아릴 수가 있겠다. 건너 방으로 옮겨서 우선 손쉽게 정리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해 넘긴 달력 뒷면에 내가 좋아하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