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2024. 7.27. 토요일 오전이다. 아래층 치료실의 분위기는 더욱 내려앉아 있다. 환자들은 표정을 상실해서 마치 밀랍 인형 같다. 그들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으로는 가끔 터져 나오는 짐승 같은 신음, 웅얼거림, 가래 끓는 끄윽끄윽 하는 소리뿐이다. 나의 손상 정도는 이들과 불과 한 끗 차이다.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그 미세한 손상 레벨의 우위를 내 마음속으로 내세우게 된다. 그래서 자꾸 차별화하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것만이 내 생존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그것 같다. 그래도 궁극에 가서 보면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결국 한 끗 차이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치료실 내 치료 침상 맞은편 침상에는 90킬로그램 거구의 50대 젊은이가 축 처져 있는 몸을 가누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