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동해남부선 종점에 있는 부산 부전 시장의 꼼장어구이 먹으러 가자는 나의 제안에 아내가 반색을 한다. 이번 탑승이 그 노선의 마지막 승차가 될 수 있다고도 말해주었다. 아내가 황급히 모처럼 나들이를 위한 단장을 한다. 그런 아내를 살짝 폰에 담아본다. 몸단장하는 아내의 옆모습이 오늘따라 앳돼 보인다. 폰에 담긴 아내의 모습을 확대해 보니 세월이 묻어나 있고 정수리의 가운데는 응달 잔설이 아직 안 녹은 듯하다. 그렇게 세어가는 머리카락에는 참 드러내 보이기 싫어하는 아내의 소녀시절의 부끄러움이 남아 있다. 몇 해 전부터 동해남부선이 걷힌다면서 새로 나는 우회 철길 공사 하는 걸 지켜보았었다. 2022년 새해가 바뀌기 직전인 12.28.부터 새 노선으로 운행한다고 당국에서 대대적으로 안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