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역 2

아아! 동해남부선 1

청솔고개 동해남부선 종점에 있는 부산 부전 시장의 꼼장어구이 먹으러 가자는 나의 제안에 아내가 반색을 한다. 이번 탑승이 그 노선의 마지막 승차가 될 수 있다고도 말해주었다. 아내가 황급히 모처럼 나들이를 위한 단장을 한다. 그런 아내를 살짝 폰에 담아본다. 몸단장하는 아내의 옆모습이 오늘따라 앳돼 보인다. 폰에 담긴 아내의 모습을 확대해 보니 세월이 묻어나 있고 정수리의 가운데는 응달 잔설이 아직 안 녹은 듯하다. 그렇게 세어가는 머리카락에는 참 드러내 보이기 싫어하는 아내의 소녀시절의 부끄러움이 남아 있다. 몇 해 전부터 동해남부선이 걷힌다면서 새로 나는 우회 철길 공사 하는 걸 지켜보았었다. 2022년 새해가 바뀌기 직전인 12.28.부터 새 노선으로 운행한다고 당국에서 대대적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마음의 밭 2022.01.04

동해남부선/ 달이 뜨면 가리라 해운대 그 바닷가로

동해남부선 청솔고개 중앙선 기점에서 09:48 발 동해남부선 하행 편에 오른다. 종착역인 부전역 도착까지는 2시간 걸린다. 자전거로 역까지 가는데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느긋하게 가니 출발시간이 5분밖에 안 남았다. 여행은 이렇게 아슬아슬해야 묘미란 듯이. 동해남부선 남행열차다. 서쪽 창 너머로 열차의 진행에 따라 같이 따라 오는 것 같은 도회의 풍광이 새롭다. 모든 사물과 사건은 이렇게 시각과 시점에 따라 아주 다르게 보인다. 멀리 산자락은 장맛비 구름에 덮여서 흐릿한 여름날의 운치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날, 산의 정기(精氣)로 운우(雲雨)의 조현(調絃)과 금슬(琴瑟)의 묘미(妙味)를 발하는가 보다. 유적지와 초원이 모두 자주 내린 장맛비에 싱그러움을 자랑하고 있다. 연꽃도 빗물에 씻기어 더욱 해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