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훈련 제3일 아침이다.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엄습한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오늘은 기초유격이다. 교육훈련 50분 중 45분은 PT체조 훈련이다. 훈련의 기본은 체력이라고 거친 목소리로 호통치는 교관과 조교의 표정은 자못 진지하고 엄정했다. 그렇지만 교육받는 병사들은 버티다가 40분쯤 지나면 날숨 들숨이 거의 기관의 피스톤처럼 오가다가 폭발 직전에 이르는 듯해진다. 그만큼 훈련은 병사들의 몸에 남은 단 한 올의 칼로리도 다 불태우려는 듯한 기세였다. 웅덩이에 물을 채워놓고서 로프를 잡고 건너는 훈련을 했다. 어떤 병사들은 반동의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해 중간에 풍덩 빠진다. 망신이다. 나는 적어도 저런 꼴은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내 차례가 돌아왔을 때 있는 힘을 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