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2008. 8. 23. 새벽, 짙은 안개. 2박 3일 우리 부자의 지리산 종주 마지막 날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은 있어도 산에서 폭우 만나면 한여름에도 얼어 죽는다는 말은 일찍이 실감하지 못하였던 터라 어제 하루는 우리에게 거의 미증유의 신체험이었던 것이다. 저체온 증의 위험성을 난생처음 호되게 당한 터라 그냥 세석평전대피소에서 눅눅한 몸의 기운을 그대로 느끼면서 최대한의 이완을 통해서 심신의 충전을 기했다. 오늘이 바로 우리 산행의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이었다. 엊저녁에 잠자리에 들면서도 내일 한반도 최고봉에서의 일출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그런 행운이 우리가 안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 기대감으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 1 시에 일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