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록 2 청솔고개 꼭 1년 전 오늘은, 우리 집 삼대(三代) 여행의 마지막 날. 70년 전, 1950년 늦가을, 마산 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을 마친 아버지가 소속된 국군 5사단은 지리산 중산리 교동마을까지 걸어와서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에 투입되었다. 아버지의 그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 루트를 더듬으려고 떠난 여행이다. 오늘이 그 여행길의 셋째 날로, 첫날은 산청군 교동 마을로 추정되는 중산리 골짜기에서 일박하고 그 다음 날 통영 욕지도 들어가서 이박 째 묵고, 통영으로 나와서 우중에 케이블카도 타보고 귀향한 것이다. 다음은 그 날의 기록이다. (전략) 88고속도로는 신록으로 한층 푸르러져 간다. 여기 전북 지역을 거쳐서 인월나들목으로 빠져나왔다. 아버지는 신록의 산야를 보시고는 연신 감탄사를 내 뱉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