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단상 1 청솔고개 해마다 6월이 들면 나는 나의 마음이 이상하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짐을 감지한다. 특히 중순으로 접어 들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지금 가만히 생각하니 내 생애의 유월은 많은 극적인 이벤트로 이어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6월이 깊어갈수록 풀어내고 싶은 내 이야기는 더 많아진다. 그 하나. 6월이 되면 보리가 다 익는다. 보리타작을 해야 하고 이어서 모심기를 한다. 예전 60년대에는 초중고 학교에서 가정실습이라는 게 있었다. 보리타작과 모내기 때를 농번기라고 했는데 그 농번기에는 대략 2~3일간 각자 자기 집에서 농사 일손을 도우라고 학교를 쉬는 제도다. 난 중학교 때부터 이게 제일 싫었다. 모내기도 싫었지만 보리 베기와 보리타작이 더 끔찍했다. 나는 학교에서 10시간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