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

코로나19 시대를 읽는 방식/우리는 이제 코로나19를 포함한 신종바이러스 시대를 살고 있다고 봐야한다

청솔고개 2020. 8. 24. 22:48

코로나19 시대를 읽는 방식

                                                                             청솔고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당국은 이미 2차 대 유행에 접어들었으며 주말이 분기점이라고 했다. 어제는 신규 확진자 397명, 오늘 현재 신규 확진자 266명, 전체 확진자 17,665명, 사망자 309명, 격리해제자 14,219명 치명률 1.75%로 발표했다. 아직 이것이 정점은 아니라 더 증가할 것이라는 질병본부장의 경고가 더욱 문제의 심각성을 시사하는 것 같다. 나도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불안함과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무엇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가를 다각도로 생각해보았다. 최근 한 언론사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경제학자이며 사회학자인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과의 대담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아래는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본 것이다.

 

   그는 여기서 코로나는 기후변화가 낳은 팬데믹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원인을 물 순환 교란으로 인한 생태계 붕괴를 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1도씩 상승하면 7%씩 강수량을 흡수하게 되고 그 결과 전 지구적인 폭우, 가뭄, 산불 같은 재앙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생태계는 변화하는 물 순환을 따라잡지 못하고 붕괴가 가속하게 된다. 그 다음으로는 인간에 의한 야생 터 침범을 들고 있다. 1900년대에는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14%에 불과했는데 2020년에는 무려 77%를 차지해서 그 개발된 지역을 인간의 필요에 의한 소 사육 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기후변화를 유발하게 한다. 그 다음 단계로 이러다 보니 야생생명들은 그 터전을 잃게 되고 인간들이 재난을 피해 이주하듯 동물, 식물, 바이러스까지 기후재난을 피해 탈출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서식지가 파괴됐기 때문에 인간 곁으로 왔고, 그때 바이러스는 동물의 몸에 올라타서 이동을 한 것이다. 이를 에볼라, 사스, 메르스, 지카 같은 바이러스의 팬더믹의 시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미 질병통제센터, 세계은행 등에서는 이미 현재를 지구 공공보건의 위기 상황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는 앞으로 더 자주 팬데믹이 올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현재 세계 경제가 올 스톱 되다시피 전염병에 세계 경제 멈춘 까닭은 효율성에만 의존한 ‘세계화’ 추구와 산업혁명 이후 단기 이익에 의존한 결과라고 진단하고 장기적 탄력성을 회복할 수 있는 새 길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처럼 인간의 화석연료 문명은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대규모 전염병 사태를 초래하고 있으며 유엔에서는 과학자들의 발표를 인용하여 바야흐로 지구가 여섯 번째 멸종 시기에 들어섰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간은 머지않아 멸종할 것이고, 10년 안에 지구의 생명종 반이 사라진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 놓고 있다. 그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먼저 중앙집중식과 하향식에다 지식재산권 보호로 설계된 1차와 2차 산업혁명 인프라의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인프라로 인해 35억 명의 노동자들 중 550만 명만을 고용하고도 세계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500대 글로벌 기업들이 나오게 되는 심한 불평등으로 인한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 때문에 인류의 반이 잘살게 되는 동안 나머지 반은 5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버텨나간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하나의 긍정적인 조짐으로는 수백만의 밀레니얼과 Z세대들의 기후비상을 호소하면서 그린 뉴딜 요구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의 취지는 인간, 동물, 식물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대기권까지 뻗어 있는 생물권 전체를 멸종위기에 놓인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고, 생물권 안에서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이 모든 생명체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인식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한 또 다른 대안으로 글로컬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3차 산업혁명’인데 모두 참여하는 재생에너지, 인터넷, 지역사회가 규제하는 공공재 등을 그 중심 내용으로 들고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곳이 디지털화된 재생에너지 인터넷의 통합, 수백만 명이 협동조합을 이뤄 태양과 바람을 통한 에너지 생산 활용, 그 여분의 에너지는 디지털화된 에너지 인터넷으로 대륙을 가로질러 다른 이들에게 보낸다는 시스템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되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세 가지 결정적 기술은 첫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둘째, 에너지 원천, 셋째, 물류 이동성인데, 3차 산업혁명에서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인터넷이고, 에너지 혁명은 재생에너지, 이동 혁명은 전기 및 연료전지 차량이고 이 모두는 사물인터넷(IoT)으로 다시 연결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7인의 석학에게 미래를 묻다, ②제러미 리프킨 “코로나는 기후변화가 낳은 팬데믹…함께 해결 안 하면 같이 무너져”> 2020.05.14. 보도 기사 일부 요약] 이상은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역설한 것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교훈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오늘부터 적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충실히 지키면서 담담한 마음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동행해야 할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한 말도 있지만 여기서 뭐를 즐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적어도 그런 마음은 가져가야 할 것 같다. 대비는 무겁고 철저하게, 마음은 가볍고 쿨하게 임하자는 것이다. 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한 측면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을 때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봉쇄하는 등 경제활동을 제한한 시기, 중국 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8% 넘게 감소하는 등 대기질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경제활동 제한시기 중국 초미세먼지 18% 감소>2020. 4. 13.자 보도 중 일부 전재] 코로나19 사태가 예상하거나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지구 전체를 기후변화와 관련한 거대한 실험 대상으로 삼게 된 셈이다. 그 결과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바이러스의 창궐이 일시적으로나, 일부 지역이나마, 지구 환경 문제 해결에 긍정적 시그널을 전달하게 된 셈이다. 우리는 과연 1차 산업혁명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가. 지구촌 곳곳에서 일부 극단적인 환경옹호집단은 자기들만의 생태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실험적인 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이제 화석연료의 편리함에 젖어 있는 우리 모두는 여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만약 위의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이 일반화 된다면 그 실천 방안의 하나로서 우리 모두가 100년, 200년 전으로 돌아가서 최소한의 화석 에너지만을 사용함으로써 지구의 내일을 보장하는 합의 도출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백일몽 같은 상상도 해 본다. 코로나19 시대는 지구환경,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이나 해법을 발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100% 부정적인 상황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제 코로나19를 포함한 신종바이러스 시대를 살고 있다고 봐야한다. 학자들은 이런 지구적 환경이 계속되면 앞으로는 더 자주 각종 신종바이러스가 창궐할 것이고 그러면 그 때마다 또다시 이런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2,3년에 한번씩 발발한다 해도 결국 신종바이러스와의 동거는 우리의 일상이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 대한 우리의 심리적 대비는 지금부터 교육이 되고 훈련되어야 할 것이다 . 이에 따른 방역과 치료, 백신 개발은 지속하되,  어차피 코로나19와 동거해야 하는 우리의 현재 입장에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현실적인식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모색하고 그 실천에 임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지금이야말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2020.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