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詩作)
청솔고개
밤새 울부짖듯 쉬인 목청으로
하소하는 悲願을 들으시는
觀音처럼 되게 하소서
저의 노래가
짚자리 깔고 누우면
뚫어진 문틈으로 밤별이 총총 들고
감잎 서걱이는 뜨락에는
안개처럼 바람처럼 깔리는
향 내음 있어
혹 어느 紅顔의 比丘尼가
숨겨 신은 玉色 고무신 끄는 소리가
되게 하소서
저의 노래가
이리도 서러운지요
님의 옷소매 끄을 적에
실핏줄 바알간 千手로 어루만지는
天上으로 이어진
七寶 무지개다리 사뿐히 건너지고
재 너머 芙蓉池
연잎에 고이 내려놓으라는 말씀
그처럼 되게 하소서
한 많은 한 세상에
허위허위 流轉할 제
어느 가을아침 무서리에
사위어진 들풀내음
바람처럼 되오리다
향 내없는 저의 노래가
[1980. 11.]
2020.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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