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旅情)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길 따라’ 제3일 (Gunthessburg Schule, 베를린, 쿠담 거리)

청솔고개 2020. 12. 6. 22:53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길 따라’ 제3일 (Gunthessburg Schule, 베를린, 쿠담 거리)

                                                                                           청솔고개

 

   09:00에 호텔을 출발하여 국외 연수의 주요한 경유지인 시내 한 종합중고등학교를 방문했다.

   Gunthessburg Schule라는 바로크스타일의 건물로 지어진 학교다. 사회과목 교과 수업도 참관했다.

   학생, 교장선생님과 대담 시간을 가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Gunthessburg Schule 교사 건물

   이 학교는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5~10학년) 통합성격의 학교다. 학년별 휴게실이 있고 학급당 인원은 25명이고 수업형태는 소수집단위주이며 주당 수업시간은 25시간, 45분 수업이고 정해진 시험은 없고 논술식 시험이 모두 6번 있다고 한다. 3개월 정도 방학기간이 있는데 여름에 6주 크리스마스 3주, 11월 중순 1주로 나뉜다. 교과목당 4개의 실험실이 있다. 선생님의 교과 수업은 복수 전공으로 대체로 2과목 정도 담당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복장은 매우 자유롭다. 염색, 귀고리도 허용된다. 외국인 입양아나 혼혈아가 많은데 그리스-아프가니스탄, 독일-자메이카, 그리스-크로아티아인을 부모로 둔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다. 아랍, 파키스탄이 모국인 학생도 있었다. 용모와 골격이 흡사 우리 동포 학생인 듯하여, 말을 걸어보았더니 우리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통역을 통하여 알아보니 한국인입양아라는 게 사실이었다. 나는 다소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 같다. 이 동포 학생은 우리의 방문과 자기의 국적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우리와 어떤 같은 민족이라는 정서가 통할 수 있을는지 생각해보았다. 몇몇 학생들에게 ‘KOREA'를 찾아보라 했더니만 찾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역시 우리의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씁쓸했다. 우리는 자신들에 대하여 많이 착각하고 우리에게만 유리한 꿈이라도 꾸고 있지나 않는지? 국제 사회에서 우리는 아직 상당히 멀었다는 생각이 뼈저리다.

   이어서 계속적인 학교 설명이 이어진다.

   교사로 20년 재직하면 교장 직을 맡는데, 주로 건물 관리, 학교 회의주재, 학생상담을 통한 문제해결 등의 임무가 주어진다. 교장도 11시간정도 수업을 맡는다. 교과에 따라 퇴근시간이 다르다. 자기 수업을 마치면 오후 2시 정도에도 퇴근이 가능하다.

   독일의 교육제도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유치원은 의무교육이 아니고 초등 4년 마치면 진로가 결정된다. 독일의 교육제도는 6․3․3․4제로 우리와 같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성적이나 적성에 따라 진로가 일찌감치 결정된다. 대학의 교육 연한은 4~6년이고 2 개 전공 학과로 복수 전공하며 대학 교육의 전반을 국가에서 관장한다. 교사의 정년은 65세이며 보장된다. 초등학교의 90%가 여교사이며 우리의 인문계고등학교 격인 김나지움에는 남교사가 많다. 상급기관에서 장학활동은 대화 위주로 하며 다양한 체험활동이 권장된다. 학부모 모임이 활성화되어서 학교 비품이나 준비물 챙기는 것을 도와준다.

   대학을 진학하려면 9년제 김나지움에 진학하여 졸업해야 한다. 이밖에 레알 슐레, 합 슐레 등 세 갈래로 나누어지는데 철저히 관리되며 교육 전반에 걸쳐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진로 결정에 학부모들의 불만이 없다고 했다. 우리의 수능시험과 같은 아비투어 제도 있는데 4지선다형 문제는 하나도 없고. 평가는 우리의 논술고사처럼 아는 것을 기술하는 주관식 위주다. 이 때문에 인문 사회계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토론식 수업에 익숙해져서 자기의견을 논리적으로 분명히 잘 제시한다고 했다. 아비투어는 3~4문제가 출제되는데, 한 과목당 3시간 정도 소요되며, 그 중 1과목은 구술시험이다. 독일의 대학은 서열이 없다. 교육도 철저히 지방자치제를 준수하기 때문에 16개 주가 각각 다른 입시 문제를 출제하는데 30~50%의 합격률을 보인다. 직업학교에 진학하면 ‘두알슐레’라 해서 독일 직업교육의 꽃인 ‘마이스트 슐레’과정에 들어간다. 1+1 즉, 학교+직장체제는 학교에서 일찌감치 해당 직장에 연계되는 맞춤식 실습 위주의 교육이다. 이런 맥락에서 시행되고 있는 독일 직업교육 제도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적합하다고 평가한다. 마이스트 자격은 최고의 권위를 인정해 주는 제도인데, 예컨대, 안경 마에스트로가 되려면 8년 정도 따로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듯 그 분야에 최고를 키우는 독일식 맞춤 실용 교육이 바로 독일 국가의 최고 경쟁력을 보장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에 최대한 충실하며 학교에서의 보충 학습이나 학원, 과외 같은 것은 없다. 수업과목은 철저히 자기가 선택해서 배우고 또한 충분히 이를 보장하고 있다. 학교마다 개설되는 강좌가 다양하다. 교사들의 출근 시간은 07:30~08:00이며 수업은 08:30, 09:00에 시작되어 오후 2시면 모두 끝난다고 한다. 이러한 철저한 학교 수업에 대한 신뢰에 힘입어 독일이 현재 세계 1등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되새겨 볼만한 사항이다.

   독일인들의 실용성은 그들의 용모나 복장에도 나타나 있다. 독일 여인들은 거의 회장을 안 한다. 평소 정장차림도 거의 없고, 대체로 콤비와 청바지차림이다. 흰색 와이셔츠도 거의 입지 않고 주로 파란색, 노란색을 입으며 또한 다려 입는 법도 없다. 독일인들의 합리적인 습성은 노약자에게 우리나라처럼 자리를 양보하게 되어 있으며 대체로 잘 양보한다.

   다음은 http://www.jeonju.ac.kr/~sonne/ 에서 인용한 독일 교육제도 기본이다.

   이는 각 주마다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기초학교

(Grundschule)의 초등 단계와 중등 1/2단계, 그리고 대학으로 대표되는 고등단계로 분류될 수 있다.

중등 1단계에는 주요학교 (Hauptschule), 실과학교(Realschule), 김나지움(Gymnasium), 종합제 학교(Gesamtschule)등이 있다. 중등 2단계에는 직업학교(Berufsschule),직업전문학교(Berufsfachschule), 전문고등학교(Fach-oberschule),

김나지움 상급반(Gymnasiumoberstufe) 등이 포함된다.

   4년제 기초학교 다음 단계인 중등 1단계부터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진로가 달라진다. 5년제의 주요학교, 6년제의 실과학교, 9년제의 김나지움 등 3가지 종류에 능력과 적성을 맞추어 진학하게 된다. 주요학교는 졸업 후의 취직을 위해 직업훈련을 위주로 하며, 실과학교는 졸업 후에 전일제 직업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 취학하며, 김나지움에는 대학진학 희망자가 진학한다. 최근에는 부모의 교육열이 많아져서 김나지움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그 반면에 주요학교 입학 희망자는 감소하고 있어, 학교 유지하기 어려운 곳도 생겨나고 있으며, 도시지역의 주요학교에는 외국인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요학교와 실과학교를 통합하여 중학교로 개편한 곳도 있다.

   학교 방문을 마치고 오후에는 프랑크푸르트 발 베를린 행 Rufthansa 항공사 국내선 비행기로 베를린 도착했다. 오후 3시에 탑승 수속을 한 후 3시 30분에 탑승하여 출발하였다. 여행 중 국내선 항공기를 타는 것 역시 색다른 체험이다. 호텔에서 저녁을 먹은 후 베를린 번화가인 쿠담 거리를 걸어보았다. 여기서도 정통 독일식 생맥줏집에서 여정을 달래고 여독을 풀어 본다. 독일에서 둘째 밤을 맞이한다. [1997.11.24 (월, 제3일/12일)]

                                                                            2020.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