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2012. 5. 17. 목. 맑음
오전에 아내와 같이 고구마 순, 곤달비 나물 뿌리 등을 준비해서 농막에 갔다. 고추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동생이 혼자 다 심었다고 했다. 장하다. 동생을 많이 칭찬해 주었다. 비닐로 이랑을 덮고 어두워질 때까지 심었다. 이때만큼은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어두워서 전에 심은 데 또 심기도 한 것 같았지만 하는 수 없었다. ㅈㅂ아재에게 고추밭이랑 이룬 품 1만5천원, 3일 분 4만 5천원, 참깨 거름 두 포 2만 6천원 모두 7만 1천원을 지불했다. ㅈㅂ아재한테는 항상 고맙고도 미안하다. 가져간 김밥으로 동생과 같이 늦게 식사하고 돌아왔다.
2012. 5. 22. 화. 맑음
동생 만나 병원 진료하고 약국 2층에서 새우볶음밥으로 점심 먹고 큰집에 가서 하복을 챙겨서 농막으로 갔다. 아직 동생은 아버지 어머니한테 기본적 인간관계가 복원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 그게 언제, 언제일까. 그냥 옷만 챙겨 나오는 동생을 어머니께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신다. 내 마음이 아프고 또 아프다. 농막에 나가 보니 고구마가 거의 말라가고 있었다. 물을 주라고 말은 하였지만 동생한테 너무 많은 걸 원할 수는 없는 법. 대책을 강구해 보아야 하겠다. 점심시간에 후배 동료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구마를 잘 못 심은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물 호스를 사가지고 물을 듬뿍 주어야 할까보다.
2012. 5. 27. 일. 맑음
오전에 고향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일찍 헤어지기로 하고 아침만 먹고 떠났다. 혼자 오는 300km는 외롭고 힘들었다. 두 번이나 휴게소에서 쉬었다. 도착하니 2시 가까이 늦은 점심때였다. 11좀 넘어서 친구 하나는 벌써 용인 집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해왔다. 올 때 워낙 고생해서 서둔 덕분이다. 총 주행 거리 632.1km, 올 때는 307.4km기록이다.
집에서 밥을 먹고 오후에 동생 농막 농장에 나갔다. 세 고랑쯤 남은 참깨를 같이 심었다. 그래 위로 받자. 형제가 이 나이에 같이 이렇게 동행한다는 거 쉽지 않는 거 아닌가. 이게 나의 행복이다. 내가 없으면 이 아우는 어떻게 되나. 아우와 같이 단골 가든식당에 가서 삼겹살로 저녁을 같이 했다. 이빨이 좋지 않아서 용을 쓰는 모습을 보니 언젠가는 이빨을 해 넣어주어야 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2. 5. 28. 월. 흐림
부처님오신날 이렇게 잘 쉰다. 오후 4시 넘어서 농막에 아내와 같이 갔다. 밭에 손질을 좀 하고 아내의 요청대로 골짜기 계곡에 사고디 잡으러 갔다. 근처학교 옆 계곡에서 몇 개 주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아내는 정말 사고디 잡는 거 좋아한다.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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