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n Here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다 2,보이면 보이는 대로, 치앙마이 골목길, 카우소이님만, 마야 몰

청솔고개 2025. 1. 19. 20:46

   청솔고개

   2024. 1. 27. 카우소이님만, 마야 몰

   아침에 한참 늦게 일어났다. 아마도 북향인 듯한 이 방의 정원에도 햇볕이 살짝 드리우는 것으로 보아서 알 수 있다. 열사의 나라에서는 오히려 좋은 조건일지도 모른다. 아침에 햇살이 좀 비치기에 몇 장 폰에 담아두었다.

   엊그제 아이의 상처를 직접 헤집은 듯한 내 행태 때문에 무척 마음이 무겁다. 암만 그런 내 마음을 가볍게 가지려고 해도 떨쳐 낼 수 없다. 아이는 잘 지내는지, 아이가 더 큰 상처는 받지 않았는지, 우리가 상처를 부추기지는 않았는지 하는 연민의 정, 측은지심뿐이다. 이번 여행은 모두의 희망을 살리기 위한 것인데 그 결말이 허망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아침은 준비한 햇반을 데워서 고추장과 상추 등 채소로 때웠다. 4시 좀 지나서 준비해서 아내와 같이 가기로 했던 태국 전통식 식당 카우소이님만까지 걸어갔다. 복잡하다던 안내와는 달리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고수 넣은 카우소이에다가 새우튀김 등 너덧 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먹을 만했다. 게다가 맥주까지 곁들이니 더 좋았다. 910밧이 나왔다. 여기 물가로 봐서는 과용한 셈이다. 이 자리에 아이까지 동행했다면 더 좋았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다시 지도를 켜서 엊그제 처음으로 들렀던 마야 몰에 갔다. 그래도 이제는 지도를 잘 활용해진다. 그냥 봐도 한국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아이는 이런 분위기에도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힘들어져 멘탈이 마치 배터리 나가듯 번 아웃 된 것이리라.

   걸어서 오면서 호텔 근처에서 찻집을 찾았으나 적당한 곳을 발견하지 못해서 그냥 들어왔다.

   저녁에 아이가 제 어미한테 전화했다. 온다고 한다. 내게도 카톡 음성 전화를 10여 번 했지만 내가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서 투덜댄다. 아이의 투정이 반갑고 고맙다. 아이도 혼자 있으면서 먹을 것도 조달하고 마사지까지 갔다 왔다고 한다. 월요일 도이수텝 투어 가는 데 필요한 아고다 앱 깔기, 카톡 전화 불통을 리셋 후 소통한 것, 주말 드라마 두 편 다운받아 준 것, 제 어미가 준비한 음식을 모두 가져간 것 등으로 보아 완전히 회복된 것 같다.

   이 여행이 우여곡절을 겪고 서로 더 깊은 이해를 하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을 생각하니 스스로 기분이 좋아진다. 내일은 삥 강 근처 레스토랑을 답사해 봐야 할 것 같다.